“스마트 깔창(인솔)으로 헬스케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이진욱 쓰리엘랩스 대표는 “사람의 발걸음에는 많은 건강 정보가 담겨 있다”며 “세계 신발 산업 생태계에 헬스케어 융·복합 원천기술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마트 깔창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기보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전통 신발 브랜드가 헬스케어 분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쓰리엘랩스는 2015년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스마트 깔창 '풋로거'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섣불리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았다. 웨어러블 기기 독자 시장보다 기존 신발 산업을 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 핵심 기술을 공급하는 게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스마트 깔창의 유용함을 아무리 대중에 알리더라도 별도 비용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입하는 수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질병 조기 진단과 예측에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데이터를 고도화하고 신발 브랜드나 헬스케어 플랫폼 업체가 필요로 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5년이라는 시간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쓰리엘랩스 스마트 깔창은 의정부 성모병원에서 보행 정보를 이용한 파킨슨·낙상 평가 및 조기예측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부산대 병원이 발표한 논문을 통해서도 뇌졸중에 의한 환자의 보행평가 기기로 활용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외에도 보행 정보 기반 뇌졸중 조기예측 인공지능(AI) 기술 관련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와 알츠하이머 변별, 디지털 치료, 재활 테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를 검증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에 해당되며 보행분석계(1등급)으로 분류된다는 답변도 받아둔 상태다.
이 대표는 “현재 병원에서 비슷한 용도로 사용 중인 압력매트와 3D 영상 분석 시스템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에 가격과 공간 문제 등으로 여러 제약이 많다”며 “스마트 깔창은 저렴한 가격에 일상 중에도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 여러 협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깔창 활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무선 충전 기술도 독자 개발했다. 전용 거치대에 신발을 올리면 깔창을 빼지 않고도 충전이 이뤄진다. 애플리케이션(앱) 설정이나 충전 등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 사용하더라도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연내 헬스케어 업체와 보험사 등 파트너를 통해 스마트 깔창이 연계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소비자용 제품도 헬스케어 플랫폼 서드파티 제품으로 내년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스마트워치가 글로벌 시계 시장 판도에 변화를 불러일으켰듯 신발 산업의 격동을 스마트 깔창으로 이뤄낼 것”이라며 “전통 산업의 스마트화를 촉진하는 기술 공급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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