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부품사 영업이익률 '2.8%' 불과…대·중소기업 간 'K형 양극화' 심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110개사 평균 영업이익률이 2.8%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수익 양극화 현상도 심화됐다. 기업 규모별로 성과 격차가 벌어지는 K형 양극화, 고용 감소 등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31일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이 조사한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영성과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10개 자동차 부품사 매출액은 전년 대비 1조9513억원 감소한 70조629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한자연은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가 13.8% 줄면서 국내 부품 수출도 17.3% 감소했다”면서 “다만 국산차 내수 판매가 4.7% 증가하면서 부품 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2.69% 감소하는 데 그치며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이 줄어든 부품기업은 77개사로 국내 완성차 계열 10개사 매출은 2.0% 감소한 38조6649억원, 비계열 100개사 매출은 3.4% 줄어든 31조9647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용 인원 파악이 가능한 105개사를 대기업(62개사)과 중소기업(43개사)으로 나누면 대기업 매출은 전년 대비 2.6% 감소했고, 중소기업은 6.6% 줄었다. 중소기업 감소 폭이 훨씬 컸다.

수익성 면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110개사 가운데 적자 기업 수는 40개사(36.4%)로 2019년보다 17개사 늘었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9년 3.8%에서 지난해 2.8%로 1.0%포인트(P)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68개사로 대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9년 4.0%에서 지난해 2.99%로 줄었고, 중소기업은 2.0%에서 1.3%까지 하락했다.

한자연은 “110개사 총 매출에서 중소기업 비중은 2019년 6.9%에서 지난해 6.7%로 감소했다”면서 “국내 부품산업 매출을 96조원으로 추정하면 대기업 점유 비중이 3분 2까지 증가하며 인력과 연구개발(R&D) 투자, 성장성 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익이 악화되면서 고용도 부진했다. 고용 인원을 파악한 105개사 중 3분의 2가 고용 인원이 감소했다. 고용이 줄어든 기업은 대기업 62개사 중 49개사, 중소기업 43개사 중 21개사였다.

특히 전반적 경영성과 저하와 산업 내 양극화로 고졸 자동차산업 기술 인력 감소가 두드러졌다. 고졸 인력을 포함한 전체 고용 인원도 줄었다. 기술 인력의 대기업 선호 현상도 뚜렷했다. 박사급 인력의 근무 비중은 대기업이 72.1%, 중소기업이 27.9% 수준으로 고학력자일수록 대기업 근무 비중이 높았다.

한자연은 자동차부품 산업 내 양극화를 방지하면서 미래차 시대를 대비한 공급망과 생태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항구 한자연 연구위원은 “미래차는 소프트웨어(SW) 기반 부품으로 조립한 모빌리티로 진화 중이다. 미국이 2만3000명 이상 SW 관련 인력을 확보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 인력 재교육을 통한 전환 배치와 차량용 SW 인력 양성을 확대해 미래차 공급 생태계를 차질 없이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