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운 플랫폼 사업자가 단시간에 시장 판도를 바꾸며 급성장하고 있다. 번개장터, 로지스팟, 그린랩스는 중고거래, 물류, 농업 등 각사 플랫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발굴, 서비스를 차별화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대표 이재후)는 골프용품, 패션, 스니커즈, 중고폰 등 급성장 중인 중고거래 기업을 차례로 인수하며 취향·취미 카테고리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번개장터는 작년 10월 MZ세대를 타깃으로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 중고 골프용품 플랫폼 '에스브릿지', 중고 의류 셀렉트 샵 '마켓인유'를 잇따라 인수했다. 패션은 번개장터에서 작년 거래액 기준 약 40%를 차지했다. 골프용품 거래 건 수는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80%, 골프의류는 53% 증가했다. 번개장터는 패션과 골프분야 수요증가에 주목, 7만개 골프상품을 보유한 에스브릿지와 대학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켓인유를 인수했다. 또 작년 4분기 중고 스마트폰 시세 조회·거래를 위한 '내폰시세' 서비스를 출시하고 착한텔레콤 중고폰 사업부와 영업양수도 계약 체결, 중고폰 사업을 시작했다. 서비스 론칭 후 중고폰 사업 매출은 3개월 만에 8배 성장했다.
2016년 설립된 물류 플랫폼 로지스팟은 20년 업력의 종합운송사 성현티엘에스를 2019년 인수해 고객군을 다양화하고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로지스팟은 전국 22개 지사를 보유한 퀵서비스 업체 신한국로지스텍도 인수, 대형화물뿐아니라 소형화물까지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발판 마련했다. 이후 디지털 퀵 서비스 '바로운송'을 출시했다. 고객사인 한국레노버와는 파트너십을 체결해 '이지케어'라는 사후관리(AS) 프로그램을 출시하기도 했다. 작년 10월에는 종합물류기업 티피엠로지스를 인수했다. 전국 7개 지점과 물류센터, 수출입내륙운송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공항·항만에서부터 내륙으로 운송하는 '퍼스트마일' 역량을 강화했다. 부산항과 인천항에 도착한 제품을 각 지역 대리점, 유통채널 등에 배포하고 전사자원관리(ERP) 등 내부시스템과 연동해 공급망 전반을 디지털 전환했다. 티피엠로지스 인수 후 고객사가 500여개에서 700여개로 증가했다.
농업 플랫폼 그린랩스는 올해 1월 스마트팜 설계·견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원스톱 농장 설계·견적 자동화 플랫폼 '브이하우스'를 인수했다. 브이하우스가 주력해온 비닐하우스 설계·견적은 물론 첨단 스마트농업을 위한 스마트팜, 유리온실, 식물공장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린랩스는 최근 축산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파이프트리 스마트팜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양계·돈사·축사 분야로 스마트팜 확장하고 있다. 파이프트리는 양계농가 질병예찰·농장관리 AI기술 기반 스마트팜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이며, 닭, 오리, 거위 등 축산테크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질병예찰은 자체 개발한 다양한 센서를 축사에 부착한 후 환경·가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빅데이터 기반으로 조류독감, 장티푸스 등 8가지 질병에 대한 주요 징후를 파악한다. 그린랩스는 파이프트리의 강점인 질병예찰 대상을 소, 돼지 등 대가축 분야로 확대, 독자 기술력을 높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업체를 인수해 디지털 전환을 하거나 AI·빅데이터 등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인수해 단시간에 시장 판도를 바꾸려는 플랫폼 사업자의 시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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