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프로그램 사용료, 양보의 미덕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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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IP)TV와 CJ ENM 간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CJ ENM이 '채널 송출 중단(블랙아웃)'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등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극적 타결이 아니면 블랙아웃이 불가피하게 됐다.

LG유플러스가 'U+모바일tv에서 제공하고 있는 tvN, OCN, Mnet 등 CJ ENM 채널 실시간 방송이 11일부터 종료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보다 앞서 CJ ENM은 U+모바일tv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이 타결되지 않으면 채널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LG유플러스 공지는 CJ ENM 채널에 따른 이용자 민원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CJ ENM과의 당장 합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결과다.

이보다 앞서 IPTV와 CJ ENM 간 프로그램 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을 감안하면 LG유플러스와 CJ ENM 간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IPTV와 CJ ENM이 그동안 동원한 문구는 기선 제압을 위한 선전 포고로 간주하기엔 수위가 예상 밖으로 높았다. 속된 말로 돌직구를 주고받는 등 험악했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양 진영 모두 자극적 단어 동원을 주저하지 않았다. 올해에는 프로그램 사용료에 대해 양보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와 입장을 피력한 것이나 다름없다.

IPTV와 CJ ENM 모두 격앙된 상태여서 협상 가능성은 의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들과 합리적 프로그램 사용료를 산출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IPTV와 CJ ENM이 주장하는 내용 모두 설득력 있고 수긍이 된다.

다만 플랫폼과 콘텐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플랫폼 없는 콘텐츠, 콘텐츠 없는 플랫폼 둘 다 무용지물이다.

상생하지 않으면 존재의 가치가 없다. IPTV와 CJ ENM의 절실한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파국보다 상생을 택해야 한다. 그래야 존재의 의미가 있다. IPTV든 CJ ENM이든 한 번쯤 양보의 미덕을 발휘할 때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