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32년 만의 '금성' 탐사…"불지옥 수수께끼 푼다"

1989년 마젤란탐사선 이후 처음
"금성 대기 파악·3D 지형도 만든다"

태양계 내에서 태양으로부터 두 번째에 위치한 행성 금성. 사진=NASA/JPL-Caltech
태양계 내에서 태양으로부터 두 번째에 위치한 행성 금성. 사진=NASA/JPL-Caltech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30여년 만에 '뜨거운 행성' 금성 탐사를 재개한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이 어쩌다 '불지옥'이 되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다.

나사는 2일(현지시각) 금성 탐사 프로젝트에 10억달러(약 1조11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태양계 탐사 임무 공모전인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총 4개의 프로젝트를 검토한 결과 최종 선정됐다. 본격적인 탐사 시작은 2028년~2030년이다.

프로젝트는 △금성의 대기를 측정할 '다빈치+' △금성의 지질을 연구할 '베리타스'로 구성됐다. '다빈치+' 프로그램은 측정용 구체를 내려보내 금성 대기의 구성 물질을 측정하고 과거에 바다가 존재했었는지를 확인한다. '베리타스'는 레이더를 활용해 금성의 3차원(3D) 지형도를 만들고 금성의 지형이 왜 지구와 다른 형태로 발전했는지 밝힐 예정이다.

지난해 나사 파커 태양탐사선이 포착한 금성의 모습. 사진= NASA/Johns Hopkins APL/Naval Research Laboratory/Guillermo Stenborg and Brendan Gallagher
지난해 나사 파커 태양탐사선이 포착한 금성의 모습. 사진= NASA/Johns Hopkins APL/Naval Research Laboratory/Guillermo Stenborg and Brendan Gallagher

토마스 저부컨 나사 부국장은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어떻게 '온실'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나사는 금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임에도 왜 강한 온실효과를 보이는지, 끓는 듯한 온도의 표면을 가지게 되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한때 인간이 거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던 금성은 지구와 크기·밀도 등 유사점이 많다. 다만 금성의 대기는 대부분이 이산화탄소로 구성돼 지구보다 온실효과가 심하고 표면 온도는 섭씨 480도에 이른다.

나사의 금성 탐사는 지난 1989년이 마지막이었다. 나사 '마젤란' 탐사선은 이듬해 금성 궤도에 진입, 이후 4년간 운영됐다. 이번 '다빈치+' 임무와 유사한 금성 대기 탐사는 1978년이 마지막이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다빈치+와 베리타스는 금성이 표면에서 납을 녹일 수 있을 정도의 '불지옥'이 된 경위를 알아내는 것이 목표"라며 "30년 이상 가지 못한 미지의 행성을 조사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