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기 위한 수출인프라 정책 절실

[사설]중기 위한 수출인프라 정책 절실

중소기업 수출 규모가 10년 동안 약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펴낸 중소중견기업수출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수출액은 5125억달러로 10년 전인 2010년에 비해 9.9% 늘었다. 대기업이 3212억달러로 5.8%, 중견기업은 893억달러로 42.6% 각각 늘었다. 중소기업 수출액은 1007억달러로 2.1% 증가했다. 중소기업 수출 증가율은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고, 전체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소기업 최대 수출국은 중국으로, 227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미국(129억달러), 베트남(99억달러), 일본(95억달러), 홍콩(34억달러), 대만(26억달러), 인도(25억달러) 순이었다.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수출이 부진한 이유를 자체 경쟁력에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 수출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배경은 해외 판로 개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해도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는 이야기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수출길을 뚫기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우선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해외에서 요구하는 각종 규격과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진출하고자 하는 해당 시장의 현황도 알아야 한다. 당연히 마케팅 능력이 필요하다. 어렵사리 난관을 이겨내도 통관 절차부터 선적까지 행정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모두 전문 인력을 갖춰야 한다.

수출을 위한 탄탄한 지원 체계가 중요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를 비롯해 수출 지원기관이 많지만 초보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문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인력과 자본이 필요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처럼 탄탄한 수출 조직이나 팀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최근에는 탄소 중립이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이 강조되며 수출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기업군의 99%에 이른다. 풀뿌리 같은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춰야 국가 전체 경쟁력도 올라간다.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해질수록 부작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기반 정책이 나와야 한다. 중소기업의 수출 없이 수출대국이라는 위상은 사상누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