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트렌드에 맞게 변화에 성공한 기업만 생존한다. 기존 틀을 깨뜨리는 과감한 용기가 필요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부이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이끄는 존 헤네시 회장은 지난해 '트라이 에브리싱 2020'에서 “새로운 것에 적응하지 않고,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도태된다”고 역설했다.
4차 산업혁명 가속화와 코로나19 팬데믹은 기업의 연구개발(R&D) 중요성을 더욱 높였다. 전 세계 산업은 디지털전환(DX) 가속화, 탄소중립 등 환경 변화로 말미암아 급속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대주전자재료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 혁신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에 비해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은 다양한 혁신 기술 도입이 버거운 실정이다.
기술 혁신은 기업연구소의 지속된 혁신 활동으로 이뤄진다. 갈수록 심화하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중소·중견기업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뒷받침이 되는 기업연구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지난 2003~2018년 우수기술연구센터(ATC) 사업으로 기업연구소가 R&D에 집중하도록 지원했다. 사업에 지정된 518개 기업 가운데 86개사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지정 세계일류상품 생산 기업으로 발굴됐다. 사업화 성공률은 62.3%에 달했다. 그동안의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부터는 'ATC+'로 사업을 본격화하고 산업 혁신을 이끌고 있다.
대주전자재료는 2007년 12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전자재료용 나노분말의 기상합성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했다. 그 결과 금속 및 세라믹 분말을 제조하는 새로운 공법인 '기상합성공정'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신산업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형태의 융·복합 나노구조 소재를 제조할 수 있는 기상합성기술 기반을 확립했다.
과제 수행 도중에는 디스플레이용 산화마그네슘 나노분말을 제품화하며 세계시장 점유율을 70%까지 높였다. 사업 종료 후에는 기상합성기술과 독창적 장치 설계 기술을 발전시켜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신규 실리콘계 음극재를 양산·공급했다. 정부의 체계적 기업연구소 지원 덕에 이룰 수 있게 된 성과다.
ATC+ 사업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기업 주도로 필요한 기술과 제품 개발을 위한 과제를 직접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해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
두 번째는 ATC 최고기술책임자(CTO)협의회를 통한 R&D 시너지 극대화다. CTO협의회는 ATC협회 소속 CTO들이 기술 개발 관련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연구생산성 제고 및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모임이다. 기술 융·복합을 위해 서로 다른 업종 간 협업 기회도 제공한다.
정부는 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2021년 ATC+ 지정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올해 신규로 선정된 45개 기업에 지정서를 수여해 자긍심을 고취하고, 고용·수출 유관 기관 양해각서(MOU) 교환으로 동반 성장을 강화했다. 고급 연구 인력 양성, 지식재산권(IP) 확보, 지속 가능한 R&D 시스템 구축 등이 최종 목표다. 성장단계별 R&D 지원으로 세계 수준의 연구소 육성 및 기업 주도의 산업 혁신 견인을 도모한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이 산업 혁신의 핵심 주체로 성장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기업연구소가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가 지속적 기업연구소 지원으로 중소·중견기업의 우수 R&D 확산과 기술 혁신 역량 강화에 힘써 주기를 바란다. 이와 함께 기업연구소의 기술 혁신이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임종찬 대주전자재료 부사장 jclim@daej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