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1514만7284명이다. 지난 1년간 월 평균 약 73만명이 증가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11월과 애플 아이폰12가 출시된 올해 1월에는 각각 94만8385명, 101만8557명이 순증했다. 5G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맞물려 5G 확대·보급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5G 보급률이 연말까지 42%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신제품 출시가 5G 모델에 집중되면서 내년에는 LTE 가입자 점유율 역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5G 시장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5G 스마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5G 가입자가 3억명을 넘어선 중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세 자릿수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1%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5G 스마트폰에서는 5G 아이폰을 선보인 애플과 방대한 내수 시장 바탕으로 출하량을 빠르게 늘린 중국 제조사에 밀려 4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중국은 정부 주도 아래 저렴한 5G 요금제와 초저가 단말을 시장에 대거 공급했다. 서브 브랜드 리얼미를 통해 10만원대 5G 스마트폰까지 선보인 오포는 1분기 5G 스마트폰 출하량 전년대비 1165% 증가한 2150만대를 기록했다. 비보 역시 646% 증가한 1940만대, 샤오미는 564% 증가한 1660만대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830만대에서 1700만대로 105% 증가했다. 출하량이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중국 제조사가 보인 공격적인 성장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이다.
향후 전체 시장에서 5G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동남아, 중동 등 후발 국가에서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이뤄지면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영역에서 5G 신제품 출시를 늘리는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는 5G 품질과 커버리지 향상이 관건이다. LTE 스마트폰 신제품 부재로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5G에 대한 낮은 만족도는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올해 2주년을 맞아 단말 약정이 만료된 5G 가입자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다시 LTE로 돌아가고 있는 점도 이를 시사한다.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12 등 인기 모델이 모두 5G로 출시됐지만 LTE 요금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면서 자급제 판매 비중도 예년 두 배 수준인 20%까지 올라갔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