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2월 국내 상륙 직후 반짝 강세에 그치는 듯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이용지표가 개선됐다. 하반기 국내 토종 음원서비스와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빅데이터 분석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5월 스포티파이 사용시간, 사용자 수, 신규설치 수가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스포티파이 이용지표는 2월 국내 정식 출시 이후 3월 하락세를 보였으나 4, 5월 상승세로 전환했다. 6월 들어서도 현재까지 이용지표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 스포티파이 총 사용시간은 21만 시간으로 출시 직후 관심이 급증한 2월 수준(23만 시간)을 거의 회복했다. 사용자 수는 28만명으로 2월과 같다. 신규 설치는 5월 기준 10만건이다. 첫 이용자가 대거 유입된 2월(20만건)에 비해 낮지만 3월(5만대) 이후 4월 8만대, 5월 10만대로 늘어나고 있다.
스포티파이 성장은 적극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이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스포티파이는 2월 출시부터 무료이용 프로모션을 전개했다. 일주일 무료 체험기간을 제공하고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3개월 무료이용권을 준다. 3개월 무료이용권 등록 시점은 6월 말까지로 이를 활용하려는 이용자들이 다시 모이고 있다는 것이다.
스포티파이코리아는 지난달 말부터 TV 광고를 시작하는 등 프로모션 등록 마감을 앞두고 새로운 마케팅에 들어갔다. “나보다 날 더 잘 아는”이라는 카피 아래 스포티파이가 내세우는 인공지능(AI) 추천 시스템을 강조했다. 배경, 출연모델, 음악 모두 100% 한국에서 진행하는 등 현지화에 공을 들였다.
광고기반 무료 스트리밍, 패밀리요금제 등 아직 내놓지 않은 카드가 많은 것도 스포티파이로서는 기대요인이다. 스포티파이 핵심 비즈니스모델 중 하나는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음원을 듣는 것이다. 국내에는 적용하지 않았지만 내부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가능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인 이상 인원이 공동으로 쓸 수 있는 패밀리요금제 등 가격이 저렴한 상품도 한국에서는 선보이지 않았다.
음원 업계 관계자는 “스포티파이 지표가 국내 멜론 등 시장 수위 사업자에 미치지 못하지만 언제든지 물량공세를 퍼부을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 주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상욱 스포티파이코리아 매니징 디렉터는 “스포티파이는 장기 비전에 집중하는 기업”이라면서 “한국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 한국시장 특수성 등을 고려해 지속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포티파이가 한국 사업을 궤도에 올리면서 멜론(카카오), 지니(KT), 바이브(네이버) 등 토종 앱 역시 수성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멜론은 최근 6월까지 진행했던 '2개월 100원' 프로모션을 7월까지 연장했다. 7월 카카오 분사를 기점으로 '1위 사업자' 지키기에 집중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마켓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는 멜론 브랜드를 강화하는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라면서 “MZ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한 컬래버와 여름 시즌을 겨냥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니는 신규가입자 한 달 1000원 이용 프로모션을 상시 운영한다. 바이브는 상반기 일본 전자기기 업체 발뮤다와 협업해 2년 약정 시 30만원대 블루투스 스피커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으로 장기 고객 잡기에 나섰다.
표> 스포티파이 2~5월 이용지표 추이, 출처:모바일인덱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