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람이 수작업으로 해 오던 국회 회의 영상 자막 서비스를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이 대신하게 된다. 국회는 회의 영상 자막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 가능성을 실증하고 도입할 예정이다.
국회 사무처는 16일 보건복지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 영상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AI 스트리밍 음성인식 자막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오는 21일 AI 음성인식 자막 기술 도입과 향후 AI 기술 활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기술이 우선 도입되는 곳은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이다. 본회의, 상임위원회 전체회의 등 이곳에서 중계되는 실시간 영상 음성을 인식해 자막을 바로 화면에 표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먼저 복지위와 문체위 두 곳에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다른 상임위로 확대한다. 국회는 이를 위해 관련 사업을 조달청을 통해 공개 입찰할 예정이다. 관련 사업이 공고되면 ETRI의 기술을 이전해서 받은 기업들이 참여, 경쟁하는 방식이다.
AI 음성인식 기술은 ETRI에서 4년에 걸쳐 개발한 것으로, 올해 초 완성됐다. 과거 음향과 발음, 언어모델을 따로 분석하던 것과 달리 딥러닝 기술과 종단형(end to end)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인식률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민옥기 ETRI 지능정보연구본부장은 “그동안 녹음된 자료를 텍스트로 전환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사례는 처음으로 실시간 영상에 적용하는 것”이라면서 “딥러닝 기술만 사용했을 때와 비교, 오류가 50% 향상됐다”고 밝혔다.
ETRI는 국회와의 MOU 체결을 통해 또 다른 AI 기술 적용도 모색한다. 최근 국회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국회 전환'에 포괄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국회는 ETRI의 AI 기술 현장 적용을 지원하는 실증단지 역할을 하게 된다. ETRI는 AI 음성인식 이외에도 수어 자동변환 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11월 정보화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국회 디지털 전환 작업을 추진해 왔다. 올해는 지능형 의안정보시스템을 구현해 의원실 AI 인턴, 유사법률안 추천, 의정자료 통합 검색 등을 지원한다. 재택근무 시스템도 도입한다. 내년도 사업으로는 지능형 회의록 시스템과 의원실 클라우드 저장소 구축 등을 계획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AI 자막 서비스를 통해 국회 회의 내용의 정확한 전달과 청각장애인의 접근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시범 도입으로 활용성이 확인되면 적용 기술과 대상을 넓혀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