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文정권, 국가부채 1000조 시대 열어…빚까지 청년에 넘겨"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부동산, 탈원전 정책을 두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또 청와대와 여당을 '꼰수기'(꼰대·수구·기득권)라고 부르며 586운동권 체제도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 정부 보다 우월한 지표가 몇 개나 되느냐”며 “문재인정부의 연간 일자리 증가수는 평균 8만3000명이다. 박근혜 정부의 22%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증가규모는 94만 5000명이다. 박근혜 정부의 1.8배, 이명박정부의 4.2배”라고 덧붙였다.

일자리 정책을 두고는 “경제위기를 모두 코로나 탓으로 돌리지만, 소득주도성장이 경제폭망의 시작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의 혈세를 짜내고, 또 빚을 내서 꼼수 일자리를 남발한다. 거짓통계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 수립 후 68년간 쌓인 국가채무가 660조이다.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410조원이 더 늘어 국가부채 1000조 시대를 열고야 말았다”며 “청년세대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빚까지 청년들에게 떠넘기시느냐”고 질책했다.

김 원내대표는 부동산 대책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의 스물다섯번 부동산대책은 부동산 지옥을 만들었다”며 “4·7재보궐선거 이후 민주당은 부동산 특위를 구성하고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한다고 했는데 친문강경파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 해결에 의지가 있기나 한 것인가. 아예 실력조차 없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꼰수기에게 어떻게 미래를 맡기고 꼰수기가 어떻게 민생과 공정을 챙기겠는가”라며 “이것이 청와대와 집권여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라고 말했다.

또 586 운동권 세대도 비판했다. 그는 “80년대 '구국의 강철대오'가 이제는 '이권의 강철대오', '세습의 강철대오'가 됐다. 20대 때 학생운동 했다고 평생을 우려먹었다”며 “운동권 경력으로 30, 40대에 국회의원을 하더니 40, 50대가 되어 국가요직을 휩쓸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꼰수기가 돼 대한민국에 가장 많은 해악을 끼치고 있다. 운동권 이력 완장을 차고 온갖 불공정, 반칙, 특권의 과실을 따먹고 있는 자신들을 돌아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180석까지 차지하고서도 할 줄 아는 거라곤 과거팔이와 기념일 정치밖에 없는, 내로남불 얼치기 운동권 정치 건달들에게 더 이상 선동당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대한민국에 법치가 없다. 법치가 있어야 할 자리에 '문치'가 있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공급으로 주거사다리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재산세·종부세·양도세 부과기준 12억 상향조정으로 세금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청년·신혼부부·실수요자를 위한 LTV·DTI 대출기준 최대 20%p 상향조정해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취득세 감면을 약속했다. 또 기초연금, 건보료 등의 산정 근거가 되는 부동산 공시가격 인상 상한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인상폭을 직전년도 공시가격의 5%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내용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는 지난 날 많은 과오를 저질렀다. 국민 여러분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치열한 반성과 성찰의 바탕 위에 국민의힘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화를 이룩한 세대, 민주화를 쟁취한 세대, 그리고 미래를 주도할 MZ세대에 이르기까지 자랑스러운 역사를 공유하고, 새로운 시대를 함께 맞이할 플랫폼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