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주요 대학 AI연구 대상도 산업계 트렌드를 반영해 확대되고 있다. 차세대 푸드테크 서비스와 기후변화 대응 연구가 대표적이다. AI를 중심으로 전공을 뛰어넘는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대는 AI융합연구를 추진하는 학내 교수진을 서울대 AI연구원 산하 '선도혁신연구센터'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작년에는 신약개발, 건강, 돌봄, 금융경영, 교육 등 10개 센터가 선정됐다. 올해는 개인맞춤형 식품개발, 기후변화 대응, 보급형 로봇개발,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까지 16개 센터 체제로 확대됐다. AI 응용기술을 연구하는 각 센터에는 교육, 식품, 환경, 제약 등 다양한 전공의 200여명 교수진이 참여한다.
각 센터는 AI 연구원으로부터 AI 전문 연구인력 참여나 AI 연구에 필요한 산업계 데이터, 인프라 등 지원을 받게 된다. 자율주행이나 로봇처럼 AI 기술 적용이 자연스러운 분야부터 교육, 금융, 식품까지 지원 분야가 다양해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선도혁신연구센터에 지정된 초학제 교육AI센터는 영상수업플랫폼 '에보클래스' 개발 과정에서 전문인력 도움을 받았다.
이기원 식품동물생명과학부 교수(AI푸드 혁신센터장)도 센터 지정으로 소비자 데이터 확보 및 IT기업과 협력이 활발해질 것을 기대했다. 이 교수는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을 받아 소비자 맞춤형 식이설계 플랫폼을 개발하고 대학원에 푸드테크 계약학과도 설립하는 등 산업 생태계 구축을 진행 중이다.
센터 차원에선 바이오시스템공학과, 식품영양학과, 의과대, 제약학과, 디자인학부 등 다양한 학제 간 융합연구를 진행 중인데 이때 석박사급 AI 인재 참여는 필수적이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기업이 소비자 조사를 통해 제품을 설계해왔다면 이제는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건' 등 기호까지 결합해 플랫폼을 통해 맞춤형 제품을 서비스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AI 기술 응용으로 실제 서비스가 만들어지면 푸드테크 기업은 물론 학교, 보육기관, 보험 등에 연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환경 문제에도 AI를 이용한다. 정수종 환경대학원 교수가 이끄는 센터에서는 AI를 이용해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를 예측한다. 또 온실가스나 미세먼지 등 국민 관심 사안을 빅데이터와 AI를 통해 예측 진단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정수종 교수(센터장)는 “기후환경 변화 메커니즘은 지구상의 모든 것들이 영향을 준다고 할 정도로 매우 복잡하다”면서 “기후변화에 AI를 이용하려면 엄청난 컴퓨터 리소스와 같은 인프라와 AI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센터가 대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탄소배출 저감 연구나 산학협력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학문간 경계가 없는 AI연구, 산업계와 학계를 구분하지 않는 AI연구,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AI연구를 통해 '모두를 위한 AI'를 실현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