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美 배터리 사업 속도…2조 추산 조지아 2공장 설비 투자 착수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 배터리용 셀을 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 배터리용 셀을 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 2공장 투자에 본격 착수했다. 조지아 2공장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의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생산할 곳으로, 투자 규모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이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2공장에 들어갈 설비를 발주했다. 2공장은 현재 골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준공이 다가오면서 배터리 생산 장비들을 구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왼쪽이 1공장, 오른쪽이 현재 건설 중인 2공장이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왼쪽이 1공장, 오른쪽이 현재 건설 중인 2공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 초 엠플러스와 약 411억원 규모의 이차전지 제조 설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엠플러스는 노칭, 스태킹, 탭웰딩 등 배터리 조립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제품인 파우치형 배터리에 특화한 장비를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유일에너테크와 135억원 규모의 조립 장비 계약을 맺었다. 유일에너테크도 노칭·스태킹·탭웰딩 장비를 만든다.

SK이노베이션은 검사 장비도 발주했으며, 이노메트리가 지난 18일 39억원 규모의 엑스레이 검사장비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엠플러스, 유일에너테크, 이노메트리 모두 거래 상대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SK이노베이션 조지아 2공장에 설치될 장비들로 파악됐다.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 2공장 장비 주문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터리 조립 설비부터 검사 장비까지 주문을 낸 것을 미뤄 볼 때 생산 라인을 일괄 구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지아 2공장은 약 12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투자금액은 약 1조8000억~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은 1공장(8GWh)과 2공장에 총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공장은 내년 초 완공, 2023년 양산 및 공급이 목표다. 미국 2위 완성차 업체 포드의 순수 전기차(F-150)에 공급할 배터리를 만든다.

SK이노, 美 배터리 사업 속도…2조 추산 조지아 2공장 설비 투자 착수
포드 익스페디션.
포드 익스페디션.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벌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 종결 후 미국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배터리 합의 후 5월 포드와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사(블루오벌에스케이)를 발표했으며, 6월 2공장 설비 투자를 시작했다. 미국 내 사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공세 모드로 전환했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 연평균 25% 증가가 예상된다. 2025년 기준 150만대이던 기존 예상치보다 늘어난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성장 기회로 엿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설비 투자로 후방산업 활성화도 기대된다. 국내 이차전지 장비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는 중국 장비를 사용하다가 한국 장비로 눈을 돌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미국 1, 2공장 완공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배터리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면서 “향후 포드와의 합작공장까지 설립되면 더욱 빠르게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현황.<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현황.<자료=SK이노베이션>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