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통 지점, 창구에 인공지능(AI)을 필두로 미래 디지털 기술을 내재화해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혁신)하는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뿐 아니라 숍인숍, 문화+금융, 비대면 자산관리 융합 등 좀 더 진화된 디지털 기반 채널로 활용하기 위한 지점 구조조정이 가속화한다.
십수년 내에 전통 금융창구는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되고, 새로운 금융 채널 생태계가 조성될 전망이다.
한국을 포함 다양한 국가에서 실험적인 금융창구 디지털화가 추진 중이다.
세계적인 금융사 스페인 산탄데르(Santnader)은행은 카페 콘셉트 은행 점포인 '워크 카페(Work Cafe)'를 칠레에 처음 도입했다. 이후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뿐 아니라 스페인, 폴란드, 포르투갈, 영국 등 유럽까지 8개국 85개 지점으로 빠르게 확대했다.
워크 카페는 고객과 비고객을 위한 혁신적인 공간으로 은행, 협업의 장, 카페 기능을 모두 합쳤다. 은행 거래가 필요한 경우 스마트 ATM을 사용해 처리한다. 영상통화기기를 통해 산탄데르 금융 상담 전문가와 연결도 가능하다.
스페인 대형 금융사 카이사은행(CaixaBank)은 바르셀로나에 플래그십 허브 점포를 운영 중이다. 회사가 오프라인 채널에서 은행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개념의 지점이다.
자연 경관을 전시하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고, 향기와 음악을 결합해 사무공간과 차별화된 실내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 허브 점포는 혁신적인 은행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모바일 전용은행 고객들을 타깃으로 한 별도의 오프라인 공간도 운영한다.
글로벌 금융그룹인 HSBC는 2018년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pepper)'를 맨해튼 플래그십 스토어에 도입 후 다른 지점에도 도입을 확대 중이다. 페퍼는 고객 응대, 제품 및 서비스 소개 등을 맡는다.
일본의 경우 현금 없는 사회에 대비해 일본 내 은행들이 점포 개편 전략을 서둘러 짜고 있다. 일본 은행 중 상당수는 기본 점포의 효율화, 신개념 점포 형태 도입 등 점포 개혁에 집중한다.
미쓰비시 UFJ 금융 그룹은 2023년까지 현재 약 500개 점포 중 180개 점포를 감축하고 기존 점포를 개편한다. 그동안 주로 1층에 배치하던 은행업무 창구를 2층에 배치하고 1층에는 사무공간 대신 고성능 ATM(세금과 공공요금 납부 등 기능)과 영상통화기기(계좌개설, 상속, 주택대출 등 상담)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점포 대부분 공간에 인터넷뱅킹 이용을 위한 태블릿 단말기를 설치하고 단말기 조작방법을 지원하는 인력만 상주시키는 형태의 기계화 점포를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규모 기능특화형 점포 및 비대면 채널 특화형 점포로 전환과 점포인력 감축에 나섰다.
간토지방의 은행은 이동이 가능한 자동차 점포의 도입, 개인컨설팅 전용 점포 설치, 풀뱅킹 서비스형 점포에서 기능특화형 점포로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주고쿠, 시코쿠 지방은행은 식당, 화장품 매장 등 매장 내 점포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점심시간 휴점제도를 도입하고 태블릿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소수인원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점포 시스템을 구축한다.
디지털 전환은 은행뿐 아니라 여러 금융 영역에도 급속히 확산 중이다. 미국 유니콘 기업 레모네이드는 보험 프로세스에 AI와 행동경제학, 챗봇을 도입했다. AI를 심사와 견적에 활용해 불과 90초 만에 빠른 계약 프로세스를 실현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