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김상희 부의장(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경기 부천병)은 과학기술인의 삶의 질이 보장되는 연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및 일·가정양립에 관한 법률'을 대표발의 했다고 23일 밝혔다.
법안은 2002년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법'이 제정된 이래로 약 20년 만에 최초로 전면 개정된다. 법명과 입법목적에 '과학기술인의 일·가정양립'의 내용을 추가했다. 종전의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위원회를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시켰다. 또 여성과학기술인 담당관 명칭에 '일·가정양립'을 더해 남녀과학기술인의 워라밸을 보장토록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공기관 내 일·가정양립담당관을 지정토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국회 김상희 부의장은 과기계에 일·가정양립 문화를 확산시켜 전(全) 구성원이 경력단절 걱정 없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정부의 이공계 인력 부족 전망과 성별·연령대별 경제활동참가율 자료를 보면 법 개정의 필요성이 확실해진다. 과기부가 김상희 부의장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저출산·이공계 대학입학 가능 자원의 급감으로 2024~2028년에 과학기술 분야 신규인력은 4만 7000여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과기계 인력난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공계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지만, 여성과학기술인의 경력단절도 심각한 상황이다. '2019년 과학기술 연구개발인력 경제활동참가율' 자료에 따르면, 20대 남녀는 비슷한 참가율(80% 내외)을 보이지만 30대 이후 성별격차가 최소 30%에서 최대 60%으로 큰 폭으로 나타난다. 여성과학기술인의 경력단절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계는 다른 분야와 달리 오랜 기간에 걸친 중장기 과제가 많고, 전문인력일수록 대체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운 경향이 있어 휴직제도가 있어도 제도 이용률이 떨어지는 편이다.
김상희 부의장은 “인구절벽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국가 미래성장동력인 과학기술 핵심 인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업무에 대한 보상만큼이나 가정 혹은 취미생활과 업무의 균형을 유지하는 워라밸이 중요하므로 남녀과학기술인의 워라밸 보장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여성과기인이 출산·육아기에 경력단절을 겪는 것은 개인과 국가에 큰 손실”이라며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력 확보가 중요한 만큼 우리 과학기술계는 일·가정양립 문화를 정착시켜 연구원들이 경력단절 걱정 없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부의장은 지난해 11월 40세 미만의 여성과학기술인 10인을 초청해 '신진 여성과학기술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올해 3월에는 '과학기술인의 일·생활균형 보장을 위한 법제 정비 방안' 토론회를 통해 법 개정 방향에 대한 학계, 정부 등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개정안은 앞선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2019년 과학기술 연구개발인력 경제활동참가율 현황 (단위: %)
※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