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부터 콜드체인 전기배송차, 친환경 패키징 등 유통산업 전반에 접목된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의 향연이 펼쳐졌다. 국내 e커머스 업체와 스타트업이 한데 모여 유통 디지털화를 이끄는 최신 기술과 혁신 모델을 공유했다.
국내 유통산업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고 차세대 기술을 조망하기 위한 제1회 디지털 유통대전이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홀에서 막을 올렸다. 쿠팡과 SSG닷컴 등 60개사 200여개 부스에서 디지털 신기술 전시 및 체험의 장이 열렸다. 개막식에는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장,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 추경민 쿠팡 부사장, 곽정우 SSG닷컴 본부장 등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유통산업연합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이제훈 대표는 개회사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유통과 접목되며 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변화에 발맞추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는 만큼 정부도 제도적, 행정적으로 지원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도 “디지털 유통산업의 근간인 상품 표준데이터를 300만개 이상 확충하고 중소 유통업체를 위한 공동물류센터 디지털화와 신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유통 분야 디지털 전환과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근로자 안전과 소비자 보호라는 기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행사에는 국내 e커머스를 대표하는 SSG닷컴과 쿠팡이 전시관을 마련하고 미래 유통산업 총아인 물류배송 혁신 기술을 과시했다. 메쉬코리아와 럭스테이, 트위니 등 다양한 스타트업도 저마다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기존에 공개된 정보 외 새로운 것은 없었지만 한 자리에서 유통 혁신 기술을 직접 체험하는 데 의의를 뒀다.
SSG닷컴 부스에선 자동화 설비를 갖춘 최첨단 물류센터 네오와 콜드체인 배송차량,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알비백 등 신세계만의 물류·친환경 기술력을 소개했다. 안철민 SCM담당 상무는 “네오는 전 세계에서 가장 고도화된 물류센터”라고 자신하며 “각 점포와 연계한 차별화된 배송 시스템 덕분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당일배송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SSG닷컴의 다회용 보냉가방인 알비백 등 친환경 배송 인프라에 관심을 내비쳤다.
쿠팡은 디지털 사이니지 영상을 활용해 물류 인프라와 소상공인 상생, 고용창출 등의 성과를 소개했다. 다만 쿠팡은 최근 물류센터 화재 논란을 의식한 듯 기술개발 총괄인 전준희 부사장 등 관련 임원 대신 대관 인력인 추경민 부사장이 행사에 참석했다. 추 부사장은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관련된 질문에 “다른 자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메쉬코리아는 유정범 대표가 직접 나서 라스트마일 물류 시스템과 배송 알고리즘 기술 등을 소개했다. 박 차관은 풀필먼트관, 로봇서비스관 참관뿐 아니라 부릉의 초소형 전기차에 탑승하고, 트위니의 대상 추종로봇 '따르고'를 직접 시연하는 등 유통 신기술에 높은 관심을 내비쳤다.
한편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제9회 유통혁신주간에는 올해 처음 개최된 디지털 유통대전과 함께 디지털 유통혁신 콘퍼런스, e커머스 피칭페스타, 바이어 비즈니스 상담회 등 유통산업 미래 혁신방향을 논의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산업부는 앞으로 매년 6월 유통혁신주간에 디지털 유통대전과 e커머스 피칭대회 등을 열어 유통혁신을 위한 대표 행사로 육성할 계획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