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최종 인수했다. 인수가액은 3조4404억원이다. 이번 인수로 신세계는 국내 유통산업 맹주로 도약하고, e커머스 시장에서도 네이버·쿠팡과 3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24일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미국 이베이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지분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베이가 보유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가 인수 대상이다. 이번 거래엔 신세계그룹 이마트만 단독 참여했다. 컨소시엄을 고려하던 네이버는 최종 불참했다.
신세계는 이번 거래를 위해 전사 역량을 결집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는지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힘을 실었다. 이번 거래를 진두지휘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역시 “이베이 인수는 온라인이 아니라 유통판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베이를 품은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통합 국내 최대 유통기업으로 도약한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27조원에 이르는 오프라인 매출과 이베이코리아-SSG닷컴 통합 거래액(24조원)을 합하면 연간 거래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선다. 롯데쇼핑과 쿠팡은 단숨에 압도한다.
신세계는 이번 인수를 통해 그룹 사업 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완전히 전환한다. 이베이는 외형 면에서도 인수 완료 즉시 그룹 내 선도적 역할을 한다. 이마트부문 내 온라인 비중이 50%에 이르는 만큼 미래 사업의 중심축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한다.
이를 시작으로 신세계는 '디지털 에코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마트·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뿐만 아니라 SSG랜더스 야구단과 이베이코리아, SSG닷컴 등 온라인 종합 플랫폼까지 갖추면서 완벽한 온디맨드 시스템을 완성하게 된다.
그동안 신세계그룹이 쌓아 온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이베이와 결합,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장보기부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종합 플랫폼을 확고히 구축하고, 통합 매입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도 가능해져 '완성형 이커머스 모델'에 다가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첨단 온라인 풀필먼트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 동안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고,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하는 등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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