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소형 전기차 크기의 '우링 홍광 미니'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인기다. 최저 501만원의 공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현지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 진출 시 위협적일 수 있어 국내 초소형 전기차도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28일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이 발간한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우링자동차,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 SGMW가 지난해 7월 출시한 우링 홍광 미니는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2020년 중반에 출시됐지만 같은 해 판매량은 13만7000대로 중국 2위, 세계 2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중국 승용차 중 판매량 2위에 올랐다. 중국 내 경차가 이전까지 인기가 저조했기에 이례적 성과다.
울링 홍광 미니는 길이와 폭 대비 높이가 높은 박스카 형태의 경형(A 세그먼트) 자동차다. 국내 기준으로 봤을 때 초소형 자동차지만 출력은 경형 자동차급이다. 크기는 2917x1493x1621㎜이고 축거는 1940㎜다. 모터 최고출력은 20㎾로 초소형 자동차 기준(15㎾ 이하)보다 높다.
이호 한자연 연구전략본부 책임연구원은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경제성과 실용성을 갖추면서도 젊은층 선호를 파악해 저가 자동차에 붙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한 것이 주요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SGMW는 단거리 출퇴근과 나들이 등 도시지역 거주 청년층의 사용패턴을 고려해 주행거리를 120~170㎞로 제한했다. 작지만 4인용 좌석을 제공하고, 2열을 접어 화물을 적재하도록 했다. 모터는 8년 12만㎞ 보증하며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상태를 원격 조회하는 등의 기능도 담았다.
주요 타깃층인 청년층의 수요에 맞춰 불필요한 보조 기능을 과감히 덜어내면서 가격은 최저 2만8000위안(약 501만원)까지 낮아졌다. 최고 사양도 4만3600위안(약 758만원)에 불과하다. 주행거리가 300㎞ 미만이라 중국 정부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지만 저렴하다.
이에 비해 국내 초소형 전기차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다. 중국과 달리 국내에선 주행거리가 짧은 초소형 전기차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서울 기준 680만원으로 이를 적용하더라도 국내 업체들의 모델들이 가격 경쟁력이 뒤처진다. 보조금 적용 전 가격은 캠시스 '쎄보-C SE' 1570만원, KST일렉트릭 '마히브 M1' 1749만원, 대창모터스 '다니고' 1490만원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주요 세그먼트에서는 중국 업체가 진입하기 힘든 선진시장을 노리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저개발국가 시장 진출의 선봉역할 수행할 수 있다”며 “일정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싸게 만들려면 특화된 노하우가 필요하다. 고성능·고품질을 지향하는 완성차 업체는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경쟁우위”라고 분석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