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기는 1005(가로1.0㎜×세로0.5㎜) 크기에 27마이크로패럿(uF)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등 전자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1005 MLCC는 0603과 함께 현재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제품이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MLCC는 지금까지 나온 1005 MLCC 중에서 최대 용량을 구현했다. 기존 최대 용량은 22uF이었다.
스마트폰은 5G 통신, 멀티 카메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하면서 고성능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초소형이면서 성능이 대폭 향상된 부품을 필요로 한다. 특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그래픽처리장치(GPU)등 고성능 반도체는 소비전력이 높아 많은 전기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고용량 MLCC가 필수적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MLCC는 스마트폰 AP, GPU 등에 들어오는 신호잡음(노이즈)를 줄여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최대 용량을 구현하기 위해 핵심 원자재와 제조 공법을 차별화했다. MLCC의 전기 저장용량을 높이려면 유전체층과 내부 전극층을 많이 쌓아야 한다. 삼성전기는 MLCC 업계에서 사용하는 원자재 파우더 중 가장 작은 크기인 50나노미터(㎚) 파우더를 개발해 유전체층 두께를 기존보다 더 얇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존 제품보다 150층 이상의 유전체층을 더 쌓아 저장용량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 나노 단위의 미립 파우더를 균일한 층으로 만들기 위해 초정밀 인쇄기술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DC 바이어스 특성(직류전압을 가했을 때 제품의 용량이 감소하는 특성)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구현해 스마트폰의 수명과 작동 안정성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김두영 삼성전기 부사장은 “5G 통신 상용화, 스마트폰의 고성능화, 자동차의 전장화로 초소형·고성능·고신뢰성 MLCC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핵심 원자재 자체 개발하고 차세대 설비공법으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