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부의 별도 법인 신설을 공식화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분할 법인을 통해 투자 여력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톱 경쟁력을 가진 배터리 기업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준 사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파이낸셜 스토리'에서 “그린 중심 성장을 위해 2025년까지 총 30조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현재 30% 수준인 그린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재원 마련의 최적의 방안으로 배터리 사업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 분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은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주요 전략은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 0(제로)인 넷 제로(Net Zero) 조기 달성 등이다.
탄소에서 그린 전략의 중심에는 '배터리' 사업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와 분리막 글로벌 1위에 도전한다. 회사는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 이상'(130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내년 말에는 월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수주와 매출이라는 양대 영역에서 글로벌 톱3를 실현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능력도 대폭 확대한다. 지 대표는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원, 2025년 2조5000억원까지 각각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핵심 소재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사업의 현재 14억㎡인 생산 규모를 2025년에는 40억㎡로 확대할 계획이다. 분리막 시장 세계 1위 기업 위상을 확고히 한다.
김준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그린 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라며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SK종합화학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석유를 만드는 도시 유전'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재활용 원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리사이클 기반 화학 사업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설명회에서 온실가스 '넷 제로'를 2050년 이전에 달성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SK이노베이션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핵심은 환경이고 환경의 핵심은 온실가스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들이 그린화 되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 전문 지주회사가 된다.
김준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지주회사 역할에 중점을 둬 그린 영역에서 연구개발(R&D)과 새로운 사업개발 및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와 분리막 사업을 발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