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e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보기술(IT) 인재 확보에 나섰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450여명의 개발 인력을 품은데 이어 SSG닷컴도 창사 최대 규모의 IT개발자 채용을 진행한다. 유형자산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그룹 행보에 발맞춰 전문 인력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8일 SSG닷컴은 IT개발자 경력사원 두 자릿수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SSG닷컴 법인 출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단일 직군 채용이다. 우수 인재를 선제적으로 영입해 급성장하는 e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쿠팡과 함께 3강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모집 분야는 데이터·인프라본부 산하 총 14개 직무다. 서비스 기획부터 소프트웨어 개발(프론트·백엔드), 데이터 분석 개발, 데이터 예측, 딥러닝 개발 등 최신 빅데이터 기술을 위한 개발 인력 확보에 중점을 뒀다.
특히 SK텔레콤 출신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장유성 본부장이 이끄는 데이터·인프라본부는 SSG닷컴 주문부터 결제, 배송에 이르는 사업 영역 전반을 이끄는 핵심 조직이다. 신세계그룹 내 온·오프라인 협업의 중추적 역할도 수행하는 만큼, 인재 수혈로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다.
SSG닷컴은 지난 2월에도 대규모의 경력 채용에 나선 바 있다. 4월부터는 개발자 전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기도 했다. 현재 SSG닷컴의 IT 개발자는 400여명으로 전체 임직원에 절반에 달한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의 400명이 넘는 양질의 IT개발자 인력풀도 확보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이베이 인수 결정으로 숙련된 IT 전문가를 얻게 돼 온라인 사업의 규모와 성장을 가속화시킬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SSG닷컴에서 채용하는 인력과 올해 인수한 패션 전문몰 W컨셉 개발 인력까지 포함하면 신세계그룹 e커머스 사업의 개발자만 1000명에 달한다. 이는 쿠팡 개발자 2500여명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롯데온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신세계는 최근 이마트 성수 본사 건물 유동화를 검토할 정도로 부동산 자산을 디지털 자산으로 재배치하는데 전력투구하고 있는 만큼, e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필수 요소인 우수 개발자 확보에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외형을 키우는 e커머스 업체들의 인력 충원이 거세지면서 경력 개발자에 대한 인력 수급난은 더욱 심화됐다. 우수 개발자가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으로 몰리는 데다 e커머스 기업 간 인재 유출도 상당하다. 특히 쿠팡은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개발 분야의 인재 블랙홀로 떠오르면서, 빠르게 e커머스 사업을 키워야하는 신세계와 인력 확보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IT개발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