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1275명 역대 '최다'…정부, 수도권 거리두기 선제 격상 고려

8일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275명 늘어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8일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275명 늘어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27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정부는 확진자가 급증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선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서 대다수 확진자가 발생하고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번지는 등 '4차 대유행'이 본격화 양상을 띠고 있다. 사회 활동이 활발한 20~30대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유행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8일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4단계 격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매일 회의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위험성과 여러 보조지표를 고려했을 때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75명이다. 지난해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역대 최다 기록이다. '3차 대유행'의 정점이자 기존 최다 기록이던 지난해 12월 25일 1240명보다 많다. 지역 발생 확진자 역시 1227명으로 종전 최다 기록(1215명)을 갈아치웠다.

국내 발생 확진자의 81%인 994명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최근 일주일 동안의 수도권 일평균 지역 발생 환자는 약 692명으로, 새 거리두기 3단계(500명 이상) 범위다. 다만 서울은 일평균 387명으로 4단계(389명 이상) 기준에 근접했다. 9일 0시 기준 서울 지역 발생 확진자가 348명 이상 나오면 4단계 기준에 진입하게 된다. 4단계 범위의 확진자가 사흘 이상 지속되면 단계가 격상될 수 있다. 경기는 273명으로 3단계(265명 이상), 인천은 31명으로 2단계(30명 이상) 범위에 각각 들어섰다.

현재 서울, 경기, 인천 등 3개 시·도에서는 현행 거리두기 2단계와 5인 이상 모임금지 등이 14일까지 연장됐다. 정부는 확산세가 거세질 경우 서울 또는 수도권 전체에 새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고려하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역의 급격한 확산세를 고려, 서울에만 먼저 4단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손 반장은 “수도권 전체로 보면 4단계 기준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지만 서울은 4단계 기준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서울만 떼어 놓고 보면 오늘(8일)까지 주간 환자 발생이 380명대 초반이어서 9일이 (4단계 기준을) 초과하는 첫날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거리두기 단계는 확진자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올리는 것은 아니다. 위험성과 보조지표 등을 고려하면서 결정된다”면서 “수도권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한지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새롭게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의 가장 높은 단계다. 사적 모임은 4명까지 허용되며,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결혼식과 장례식에도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