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세대와 인체삽입 의료기기 코팅기술 개발...기기 수명·안정성 ↑

표면에 단분자막과 윤활유 얇게 코팅
삽입시 마찰 감소…조직 손상 최소화
면역세포 부착 방지 특성까지 부여
기기 수명·신호 측정 기능 4배 향상

뇌를 비롯한 인체에 삽입해 활용하는 기기 연구가 고도화되면서 이들 기기 수명과 안정성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해결책을 마련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조일주 뇌과학연구소 단장팀이 서정목 연세대 교수팀과 뇌와 인체에 삽입되는 의료기기 코팅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개발 코팅을 적용한 탐침은 뇌조직 마찰이 적어 조직 손상이 최소화 된다. 뇌면역세포 활성, 세포부착도 현저히 적다.
개발 코팅을 적용한 탐침은 뇌조직 마찰이 적어 조직 손상이 최소화 된다. 뇌면역세포 활성, 세포부착도 현저히 적다.

인체삽입 기기는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뇌 심부 자극기, 심박 이상 환자용 페이스메이커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뇌신경 신호를 읽는 '브레인칩'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삽입 시 해당 부위 조직 손상이 일어나고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이는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은 물론이고 기기 기능 및 수명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연구팀은 코팅기술로 이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기 수명도 기존 대비 4배 이상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

기기 표면에 단분자막과 윤활유를 얇고 균일하게 코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삽입 시 마찰을 감소시켜 조직 손상을 최소화한다. 연구팀은 코팅에 생물 부착 방지 특성도 부여했다. 면역거부반응으로 활성화된 면역세포들이 기기 표면에 붙는 것을 방지했다.

코팅 적용, 비적용 탐침의 뇌조직 손상 및 주변 뇌면역세포 활성도 비교 이미지.
코팅 적용, 비적용 탐침의 뇌조직 손상 및 주변 뇌면역세포 활성도 비교 이미지.

연구팀은 생쥐 뇌에 개발 코팅기술을 적용한 신경 탐침을 삽입해 관찰했다. 주변 조직 손상이 최소화된 결과 삽입 직후 신경 탐침 내 32개 뇌신호 측정 전극 중 90% 이상에서 뇌신호를 성공적으로 얻을 수 있었다. 코팅막이 없는 탐침 대비 2배 수준이다. 뇌조직 관찰로도 삽입 과정에서 조직 손상을 최소화했음을 확인했다.

안정성도 우수했다. 코팅막 처리되지 않은 탐침은 면역세포들이 기기 표면에 붙어 시간이 지날수록 신호 측정 기능이 떨어졌다. 반면에 코팅 탐침은 기존 대비 4배가 긴 4개월간 안정적으로 뇌신호 측정이 가능했다.

조일주 단장과 서정목 교수는 “개발 코팅기술은 뇌뿐만 아니라 다른 인체 부위 삽입 기기에도 활용 가능하고 관련 기기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며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 교체 주기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빠른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