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세종 시대를 열었다. 12일부터 장·차관실 등 일부 부서가 세종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오는 15일까지 모든 부서 이전을 마치고 26일 안팎으로 공식 출범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1996년 정부과천청사에서 중기청으로 출범해 1998년 대전정부청사로 이전한 지 23년, 2017년 부처로 승격한 지 4년만의 세종행이다.
중기부는 이날 장·차관실, 운영지원과, 기획조정실, 중소기업정책실 등 일부 부서가 세종시로 이전을 마쳤다. 오는 15일까지 나머지 부서도 순차로 입주해 업무를 개시한다.
중기부는 세종시 어진동 세종파이낸스센터 3차에 입주했다. 앞서 세종 이전을 마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로 옆 동이다. 기획재정부가 위치한 정부세종청사 4동까지는 도보로 약 25분, 산업통상자원부가 위치한 12동까지는 약 10분이 소요된다.
중기부 안팎에서는 이번 이전으로 타 부처와 업무 조율 등 행정 효율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기부 한 산하기관 관계자는 “그간 중앙부처와 협의하기 위해서는 세종과 대전을 오가야 했는데 앞으로 그런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국장단 전보 인사도 실시했다. 이날부터 세종에서 업무를 개시한 중소기업정책실 아래 3개 국 가운데 2개 국은 신임국장이 부임했다. 권칠승 장관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진 국장단 인사다. 세종 이전 안팎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하반기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공모직 임명, 지방중기청장 전보 등 후속 인사도 잇따를 전망이다.
대전에 위치해 있던 중기부 산하기관의 세종행도 이어지고 있다. 창업진흥원은 이미 지난해 말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전을 마쳤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지난 5월 이전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내년 세종 이전을 위한 부지를 확보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역시 세종행이 꾸준히 불거지고 있다.
지방 이전을 마치지 않은 서울 소재 기관 이전론도 계속 불거지고 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소상공인 규제애로 전담기관인 중소기업옴부즈만을 우선 이르면 한두달 내 세종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공영쇼핑,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유통센터, 한국벤처투자 등 5개 기관은 현재 서울에 소재를 두고 있다.
반발도 적지 않다. 현장과 밀접한 기관의 업무 특성상 수도권에 기관을 존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김기문 회장 명의로 중소기업옴부즈만을 서울에 존치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행정안전부에 발송했다. 나머지 서울 소재 공공기관의 이전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단계다.
중기부를 대체할 공공기관의 대전 이전도 속속 이뤄질 예정이다.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진흥원, 한국임업진흥원, 한국특허진흥원 4개 기관이 12월말부터 단계적으로 대전으로 이전한다. 다만 행정 절차가 다소 늦어지고 있는 만큼 이전 개시 시점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중기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서울 소재 기관의 이전 여부는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국회 안팎으로 정부 조직개편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행정 효율성과 향후 법 개정 방향 등을 고려해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