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증서 시장이 개인을 넘어 기업(법인)과 소상공인으로 확대된다. 이르면 올해 말 기업용 사설인증서가 상용화, 첫발을 내디딘다. 소상공인 대상 사설인증서 개발에 착수했거나 개발을 준비하는 곳도 다수여서 추후 기업과 소상공인 대상 사설인증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이 최근 국내 시중은행 23곳과 사설인증 서비스인 '금융인증서'의 기업용 버전으로 개발, 확대한다.
전 은행이 참여하는 기업용 금융인증서의 장점은 갱신 주기를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선택할 수 있다. 클라우드 저장소에서 인증서를 발급·저장하기 때문에 인증서 관리가 편리하다. 인증 과정도 6자리 핀 번호 입력 등 간편인증을 지원한다. 기업 담당자의 업무 편의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한편 시중은행과 빅테크는 주로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기존에 서비스하는 개인용 'KB모바일인증서'를 확대, 소상공인에 특화한 별도의 사설인증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토스, NHN페이코 등 빅테크와 개인용 사설인증서 서비스를 준비하는 NH농협은행도 기업용 인증서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보고 개발 채비를 하고 있다.
현재 개인용 사설인증서는 금결원(금융인증서), KB국민은행(KB모바일인증서), 이동통신사 패스, NHN페이코, 카카오페이, 토스 등이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공인인증서가 폐지됨에 따라 금융사와 빅테크들이 잇달아 사설인증서를 선보이며 시장에 진출했다.
한발 더 나아가 기업과 소상공인 대상의 별도 사설인증서 영역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기업과 소상공인 전용 사설인증이 확대되면 편의성이 대폭 제고될 전망이다.
일회용패스워드(OTP)도 필수로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영업점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또 공동인증서 발급(4400원)과 OTP 발급(5000원) 비용도 상당수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주요 사설인증서 사업자는 기업과 소상공인 금융거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전용 사설인증서를 개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모바일인증서'를 별도 개인사업자용으로 선보이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개인사업자용 KB모바일인증서를 상용화하면 개인사업자는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무료로 인증수단을 발급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개인사업자의 영업점 방문 수요가 비대면으로 이동하면 월 실사용자수(MAU) 확대와 비대면 채널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개인과 소상공인이 모두 하나의 사설인증서로 KB금융 계열사의 비대면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장점도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자체 개발해 개인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원싸인 간편인증'을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서비스한다는 목표다. 향후 단계적으로 법인사업자 대상 서비스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빅테크인 토스와 NHN페이코도 소상공인 대상 사설인증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토스는 자회사인 토스페이먼츠, 토스인슈어런스 등 금융 자회사 이용 고객을 감안하면 법인과 소상공인 대상 사설인증서 서비스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NHN페이코도 소상공인에 특화한 사설인증서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양사 모두 아직 세부 개발 일정을 수립하지는 않았다.
개인용 사설인증서 서비스를 준비하는 NH농협은행도 소상공인 대상 인증서 서비스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아직 개인용 인증서를 정식 출시하지 않은 만큼 개인용 인증서 서비스를 시작한 후에 소상공인 대상 인증서 서비스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한 핀테크 기업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이나 별도의 신용평가모델 등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사설인증서도 소상공인이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용 사설인증서를 준비할 필요성이 생겼다”면서 “앞으로 이 시장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인증서비스가 다수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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