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도 늦다. 주문하면 30분내 원하는 실어 나르는 퀵커머스 경쟁이 배송 가능한 모든 상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음식배달로 근거리 배송 노하우를 쌓아온 배달대행 업계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 구축에 나섰다. 냉장·냉동·상온 보관할 수 있는 도심형물류거점 MFC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T)종합유통물류 기업으로 나아간다.
MFC 확보전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기업은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바로고다. 로지올, 만나플래닛, 스파이더크래프트, 슈퍼히어로 등 경쟁사들이 임대료, 재고관리 등 요인으로 투자를 저울질하는 사이 과감한 투자 유치와 파트너십 강화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과 손잡고 퀵커머스 서비스 전문기업 합작법인(JV) '주식회사 브이'를 연내 출범한다. 브이는 실시간 퀵커머스와 새벽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플랫폼이다. 메쉬코리아의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유통·물류 운영 능력과 오아시스마켓의 전국 온·오프라인 물류 인프라, 상품 소싱 경쟁력을 더한다. 양사는 연내 배달의민족의 'B마트' 쿠팡이츠의 '쿠팡이츠 마트'와 유사한 '브이마트'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을 직접 가지 않고도 식음료(F&B), 신선식품을 비롯해 의류나 도서, 애견상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30분이면 받아볼 수 있다.
메쉬코리아는 이를 위해 지난 4월 MFC 강남 1호점, 6월 송파 2호점을 개소한 데 이어 다음 달 서초 3호점을 오픈한다. 각 MFC에 초소형 전기차 등 친환경 배송 수단을 전진 배치해 '카카오쇼핑하기'의 '톡딜 프레시 베타' 인터파크 '퀵-라이브'의 라이브커머스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퀵커머스 실시간 배송 서비스를 전개한다. 메쉬코리아는 네이버, 현대자동차에 이어 지난 4월 GS리테일에 지분 19.53%를 매각하는 등 전략적 투자를 지속 유치하고 있다. 회사는 투자자금으로 MFC를 향후 전국 300여개로 확충할 계획이다.
바로고는 배송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지역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25곳에 MFC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시리즈C 투자를 마무리하고 800억원 규모 자본을 유치했다. 11번가는 250억원을 투자했고 CJ그룹의 누적 투자 금액은 105억원이다. 바로고는 11번가, CJ그룹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함께 라스트마일 물류 시너지를 내기 위한 MFC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바로고 또한 메쉬코리아처럼 MFC를 거점으로 기존 배달 음식 배송을 뛰어넘어 신선식품과 비음식군 상품 배송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로지올은 MFC 베타 서비스 차원에서 지난달 시작한 'KT 바로배송유심' 서비스를 전국 확대한다. 다만 MFC를 직접 구축·운영하는데 있어서는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로지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MFC는 다품종, 소량, 다빈도에 대응할 상품 보유력, 재고 관리 능력, 스마트 시스템 등 막대한 자금과 첨단 기술이 필요한 사업”이라면서 “배달대행 플랫폼사가 직접 구축·운영하는 경우 어느 정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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