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스마트홈 시장이 오는 2023년이면 100조원을 돌파하고, 2025년엔 11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표준 대응과 시장에 적합한 맞춤형 솔루션 개발이 과제로 떠올랐다.
16일 한국스마트산업협회는 온라인으로 스마트홈리더스포럼을 개최하고, 산업 트렌드와 국내 산업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공개한 '국내 스마트홈 산업 동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2019년 약 70조9398억원에서 2020년 78조2837억원으로 약 10.4%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시장은 85조7048억원 규모로 성장하고, 이어 2023년엔 처음 100조원(100조4455억원) 돌파를 전망했다. 2025년까지 연평균 8.4% 성장세가 예상된다.
스마트홈 기업의 총자산 증가율은 다른 산업에 비해 낮지만, 수익성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기준 스마트홈 기업 총자산 증가율은 2.52%를 기록해 제조업(5.7%), 비제조업(8.1%), 전산업(6.1%)보다 낮았다. 반면 스마트홈 기업 영업이익률은 평균 11.6%로 전산업 4.2%, 제조업 4.4%, 비제조업 4%보다 높았다.
현재 스마트홈 업계 가장 큰 애로점은 신기술 확보와 서비스 개발이 꼽혔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중소업계가 대부분인 산업구조상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가 어렵기 때문이다. 소수 대기업이 산업 대부분을 주도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국내 시장은 가전제조사·통신사·건설사 등이 독자 사업을 펼치면서 기업 간 협업이 미흡하다.
이를 위해 정부의 R&D 자금 지원을 가장 절실하다는 게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이어 신규 솔루션·서비스를 시험할 인증·실증 사업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글로벌 스마트홈 업계의 민첩한 표준화 움직임도 우리 기업이 주시해야할 대상이다. 올해 5월 구글·아마존·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홈 업체들은 표준 통신 프로토콜인 '매터(Matter)'를 공개했다. 이 표준을 적용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플랫폼에서 제어·조작할 수 있게 돼 사실상 '플랫폼 종속성'이 없어진다.
김학용 아카라코리아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기존엔 스마트홈 서비스 업체, 디바이스 제조사의 개별 애플리케이션(앱)을 모두 설치해야 했는데, 매터를 지원하는 플랫폼 하나만 설치하면 돼 사용자 편의성이 높아진다”면서 “이를 계기로 플랫폼 종속성이 해소돼 스마트홈 업계는 차별화된 서비스 공급이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도 글로벌 동향을 주시해 표준 적용을 검토하고, 관련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단순히 기기 연동이나 제어를 넘어 다양한 서비스 업체와 협업해 스마트홈 사용자 경험을 높일 필요가 있다.
김 CSO는 “구글이 보안업체 ADT와 협업해 스마트홈 보안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처럼 국내 산업도 써드파티 서비스 업체와 손잡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호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장도 “스마트홈 산업의 중요성도 커지는데 매터 등 글로벌 트렌드를 민첩하게 수용해 우리 산업이 한 단계 발전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