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와 토요타 간 유럽에서의 수소전기차 경쟁이 모빌리티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차량공유 등을 통해 수소전기차 체험 기회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면서 이후 잠재적 수요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토요타에 이어 현대차가 올해 유럽에서 서비스형모빌리티(MaaS) 서비스를 내놓자 토요타가 카셰어링 라인업에 수소전기차 '2세대 미라이'를 추가했다. 곧 현대차도 차량 구독서비스 '모션'(MOCEAN)에 '넥쏘'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의 모빌리티 회사 '킨토(KINTO) 유럽'은 지난달 카셰어링 서비스 '킨토 셰어'에 2세대 '미라이' 차량을 추가하고 스웨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요타는 킨토 셰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일랜드·이탈리아·덴마크·스페인 등에 미라이를 추가 투입하고, 차량 구독 서비스 '킨토 플렉스' 라인업에도 미라이를 넣을 방침이다. 킨토 유럽은 현재 스웨덴에서 1000여대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라이 이용요금은 시간당 150크로나(약 2만원), 주행요금을 ㎞당 2크로나(260원)로 책정했다.
미라이는 토요타가 지난 2014년에 출시한 수소전기차로, 지난해 말 2세대 모델이 나왔다. 고압수소탱크가 2개에서 3개로 늘었고, 수소연료전지 성능을 개선해 연비와 주행거리가 향상됐다. 주행 가능 거리가 최대 850㎞로 현대차 넥쏘(609㎞)를 앞선다.
토요타는 미라이를 유럽, 미국, 호주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장은 유럽이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자동차 환경 규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오는 2035년부터 사실상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내연기관 판매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라인업을 운영해 온 토요타엔 부정적인 소식이다. 이에 토요타는 전기차 라인업과 함께 수소전기차 판매도 촉진해야 한다. 올해 출시할 첫 전기차도 MaaS 서비스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구매보다는 체험을 통해 잠재적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도 최근 유럽에 MaaS 브랜드 모션을 내놓고 차량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페인이 첫 서비스 국가다. 최소 3개월 이후 구독이 가능하며, 보험료·세금·유지보수비를 포함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차량 운행에 이점이 많다.
현대차 라인업에는 '투싼' 'i10' 'i20' 'i30' 등 내연기관 차량뿐만 아니라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까지 포함했다. 현대차는 모션을 통해 거의 모든 모델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넥쏘' '아이오닉5' 등도 곧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쏘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6781대가 팔리며 미라이(1960대)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했지만 안정적이진 않다. 아직 세계 시장 규모가 1만대 수준에 불과하고 넥쏘의 경우 국내 판매량이 85.3%를 차지, 유럽 등 해외 실적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는 다양한 MaaS 서비스를 통해 넥쏘 등을 투입, 소비자 접점을 확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넥쏘의 국내 판매 비중이 큰 만큼 유럽에서의 성과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상용 수소전기차와 관련해선 현대차가 유럽에서 토요타를 앞서고 있지만 승용 시장에선 누가 효율적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후 잠재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