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유럽연합(EU) 탄소 국경세 도입에 대해 '오히려 기회'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와 전기차·수소차 기술, 친환경 선박 산업을 활용한다면 국가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앞서 EU는 2026년부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세계에서 가장 앞선 수소 경제,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와 전기차·수소차 기술, 친환경 선박 산업 등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국가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2026년부터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고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사실상 금지했다.
문 대통령은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국제 무역 환경의 변화는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닌, 눈앞에 닥친 현실의 문제가 되고 있다”며 “수출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국내 기업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정부부처에는 “국제 무역 환경 변화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점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민관합동 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당장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피할 수 없다면 당당하게 맞서며 주도해야 한다”며 “범국가적 차원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면밀하게 준비해 보다 속도있게 실천하고 저탄소 경제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주 출범 4주년을 맞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그간 성과도 치하했다. 중기부는 문재인 정부 유일한 신생부처다. 문 대통령은 “중기부는 우리 경제의 뿌리이며 중심인 자영업과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을 지원하고 디지털 전환과 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며 “혁신벤처와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앞장섰고, 많은 성과를 내며 우리 경제의 희망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또 “벤처기업 수와 벤처투자액이 대폭 늘어나는 등 제2 벤처 붐이 확산되고 유니콘 기업이 대폭 늘어나는 등 혁신벤처기업이 크게 성장하며 코스피 3000시대, 코스닥 1000시대를 여는 주역이 됐다”면서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들의 디지털 혁신에 가속도가 붙었고, K-방역 제품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고통에 대해선 아쉬움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새희망자금, 버팀목자금, 버팀목자금 플러스 등 재난지원금을 잇따라 지급했고, 이번 추경에도 희망회복자금을 통해 두텁고 넓게 지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중기부가 우리 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어려운 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선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 공포안'도 의결됐다. 공포안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관련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환경친화적 자동차 구매목표제 도입, 공공건물에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시설 및 전용주차구역 설치 의무화 등을 규정했다.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은 “친환경차 수요창출 및 충전편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적극행정 운영규정 일부개정령안' '지방공무원 적극행정 운영규정 일부개정령안'도 통과됐다. 임 부대변인은 “올해 2월 발표한 2021년 적극행정 추진방안 후속조치”라면서 “국민이 적극행정을 신청하면 담당공무원이 이를 해결하는 '적극행정 국민 신청제'를 도입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부혁신의 성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