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로 달리는 승합차와 고속버스를 내놓는다. 또 2년 안에 수소전기차(FCEV) 라인업을 두 배로 늘려 글로벌 수소차 시장 리더로서 대중화를 가속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023년까지 수소차 라인업을 현행 3종에서 6종 이상으로 확장한다. 넥쏘를 앞세워서 2년 연속 글로벌 수소차 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승용차에 이어 상용차까지 시장 선점에 나선다.
현대차가 현재 시판하고 있는 수소차는 넥쏘(승용 SUV)를 비롯해 일렉시티 수소버스(시내버스), 엑시언트 수소트럭(대형트럭) 등 3종이다. 여기에 스타리아(7~11인승 승합차), 쏠라티(15~16인승 승합차), 유니버스(고속버스) 등 3종의 추가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신차가 출시되면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많은 6종의 수소차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먼저 고속버스 시장을 겨냥한 수소버스가 내년 도입을 앞뒀다. 대형버스인 유니버스 수소 모델이다. 유니버스는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디젤 엔진 2종과 압축천연가스(CNG) 등 3종의 엔진을 탑재, 판매하고 있다. 실증 사업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로 상품성을 보강해서 생산할 유니버스 수소버스는 고속버스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6일 금호고속을 운영하는 금호익스프레스 유상 증자를 통해 150억원을 투자, 지분 11.5%를 확보했다. 고속버스 1위 업체와 수소 협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이보다 앞서 현대차는 2년 전부터 유니버스 수소버스 개발을 마치고 경찰버스 납품 등 관공서 대상의 실증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8년까지 경찰버스 800여대가 수소버스로 교체된다.
이보다 앞서 현대차가 개발한 일렉시티 수소버스는 180㎾ 연료전지 시스템과 845ℓ 수소탱크, 78.4㎾h 배터리 기반의 1회 충전으로 약 474㎞를 달릴 수 있다. 유니버스 수소버스는 더 큰 배터리를 얹어 주행거리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고속버스는 연간 평균 주행거리가 20만㎞를 상회할 정도로 길어 대기 정화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버스 1대가 연간 8만6000㎞를 주행하면 41만8218㎏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수소차 대중화 포문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수소차는 스타리아다. 스타렉스 명맥을 잇는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는 올해 4월 출시 이후 2개월 만에 국내에서 7700여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다만 디젤과 액화석유가스(LPG)로만 파워트레인을 구성, 전동화 모델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2023년 출시가 목표인 스타리아 수소차는 넥쏘보다 출력과 토크 등 주행 성능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넥쏘는 113㎾(약 154마력) 출력과 40.3·m 토크를 갖췄고, 1회 충전으로 609㎞를 달릴 수 있다.
쏠라티 수소차도 나온다. 최대 16명을 태울 수 있는 경상용차량(LCV) 쏠라티는 디젤 엔진으로만 판매되고 있다. 이미 선행 개발을 완료한 만큼 시장 수요에 따라 출시 시점을 조율할 방침이다. 넥쏘 2세대 모델도 2023년 출시가 예정돼 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차세대 수소차 보급의 관건이다. 현대차가 수소차 개발에 필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실제 출시 시점을 2023년 전후로 잡은 것도 충전 인프라 구축에 따른 물리적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충전 용량이 큰 수소 상용차의 본격 보급을 위해서는 고압 충전 수소탱크를 갖춘 전용 충전시설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한국지역난방공사, SK에너지 등 8개사와 함께 올해 3월 수소 상용차 충전소 구축과 운영을 위한 합작사 코하이젠을 설립했다. 코하이젠은 2025년까지 전국에 상용차용 수소 충전소 35곳 구축을 목표로 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