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에 7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는 중소형 OLED 수요 증가에 대비한 것으로, OLED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후방 산업계 활성화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OLED 분야에 삼성디스플레이는 3조원대, LG디스플레이는 4조원대를 하반기 중에 집행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박막트랜지스터(TFT) 라인 구축에 약 3조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가을 출시될 애플 아이폰13(가칭)에 대응하기 위해 충남 아산 A3 팹에 있는 저온다결정실리콘(LTPS)-TFT 라인을 저온다결정산화물(LTPO)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TFT 생산능력이 일부 감소해 LTPO 라인을 추가하기로 했다.
LTPO는 저전력 TFT 기술로 에너지 절감이 가능해 수요가 늘고 있다. 회사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축소 방침에 따라 현재 해체 중인 7-2 라인 공간에 LTPO-TFT 공정을 갖출 계획이다. 8월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패널 제조 라인에 4조원대를 투자할 예정이다. TFT만 투자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는 증착 라인 투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착은 TFT 위에 적(R)·녹(G)·청(B) OLED 재료를 형성하는 작업을 뜻한다. OLED 패널에서 화소를 만드는 핵심 공정으로, 증착기 등 고가의 장비 구매가 필요해 더 많은 자금이 소요된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에 중소형 OLED 라인을 두고 있어 파주 팹 증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소형 OLED는 그동안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됐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를 대체하면서 성장했다. 특히 LCD를 고수하던 애플도 OLED로 전면 전환했다.
최근 중소형 OLED는 새로운 도약대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사용처가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 노트북PC로 본격 확대되고 있다. 화질·무게·디자인 측면에서 LCD를 앞서고, 고가이던 가격도 LCD와의 격차를 좁히면서 태블릿·노트북PC용 디스플레이로 OLED를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델·에이수스·삼성전자는 노트북에 OLED를 적극 탑재 중이며, 애플은 차기 태블릿에 OLED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마트폰용 OLED 크기가 5~6인치대인 반면에 태블릿과 노트북PC는 10인치에서 20인치에 이르기 때문에 중소형 OLED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