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분석]슈피겐코리아, 모바일 액세서리 강자...브랜드 파워 '업'

2014년 코스닥 상장...지식재산권 2000여건
스마트폰 보호필름-케이스 액세서리 넘어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R&D 지속 투자
차별화된 품질-AS로 소비자에게 인기

김대영 슈피겐코리아 대표가 본사 매장에서 휴대폰 케이스와 무선충전패드 등 제품을 소개했다.
김대영 슈피겐코리아 대표가 본사 매장에서 휴대폰 케이스와 무선충전패드 등 제품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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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겐코리아는 스마트폰 케이스로 대표되는 모바일 액세서리 전문회사다. 2009년 설립된 에스지피(SGP)코리아가 모태다. 2013년 '슈피겐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하고 2014년 국내 모바일 액세서리 업계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설립 초기 휴대폰 보호 필름을 주력으로 생산, 스마트폰 시장 성장과 역사를 같이 했다. 보호필름 부착 서비스와 평생 사후지원(AS)을 시행해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후 휴대폰 케이스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분리형 범퍼 케이스 '네오 하이브리드' 시리즈와 에어쿠션 기술을 적용한 '슬림아머' 시리즈 등 스테디셀러를 탄생시켰다. 12년 이상 브랜드 파워를 축적한 슈피겐뿐만 아니라 케이스올로지, 씨릴 등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제품을 다양화했다.

슈피겐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033억원, 영업이익 7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케이스 65%, 보호필름 11%, 충전기와 모바일 주변 기기 등 기타 제품이 24%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93%에 이른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아마존'에 성공적으로 진출, 북미와 유럽 등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았다. 아마존에 입점한 글로벌 유수 기업 가운데 판매자 순위 10위 안에 진입하는 유일한 국내 중소기업으로 손꼽힌다. 2019년에는 아마존 전체 판매자 가운데 4위에 올랐다.

슈피겐코리아가 생산하는 제품은 현재 한국과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과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소재를 고급화하고 금형도 자체 개발했다. 모바일 기기 보호 성능을 높이고 사용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자체 특허기술을 다수 확보했다.

휴대폰 케이스 이외에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도 추진 중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용 케이스, 무선이어폰 케이스, 웨어러블 액세서리, 차세대 충전기 제품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북미 시장 온라인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 자회사 슈피겐뷰티를 운영 중이다.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 등 폴더블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13 등 신제품 출시 효과로 실적 확대가 기대된다. 테슬라 전기차용 보호필름을 비롯한 자동차용 보호필름 라인업 확대와 인도, 일본 등 신규 판로 개척 역시 매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슈피겐코리아 아이폰12 시리즈 케이스 제품군
슈피겐코리아 아이폰12 시리즈 케이스 제품군

■강점과 기회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품질

슈피겐코리아 가장 큰 강점은 차별화된 기술력이다. 휴대폰 낙하 충격으로 인한 파손을 방지하는 '에어 쿠션' 등 다양한 기술을 독자 개발, 케이스 제품군에 적용했다. 모바일 간편결제와 무선충전 보급에 맞춰 케이스 장착으로 인한 간섭을 최소화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한국과 미국, 유럽 등에 2000여건이 넘는 지식재산권을 등록했다.

슈피겐코리아 휴대폰 케이스 관련 특허기술
슈피겐코리아 휴대폰 케이스 관련 특허기술

모바일 액세서리 분야에서 10년 넘게 브랜드 인지도를 축적했다. 아이폰X이 공개된 2017년 애플 키노트에서 대표 액세서리 제조사로 소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 기업 가운데 애플 키노트에 등장한 건 슈피겐코리아가 최초다.

현재 슈피겐코리아는 삼성전자와 액세서리 분야 공식 파트너다. 기본적인 케이스 품질은 물론이고 무선충전 호환성 등 기술력 역시 인정 받았다. 진입장벽이 낮아 저가 경쟁이 심한 휴대폰 케이스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임에도 차별화된 품질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마존 유통 노하우

슈피겐코리아가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유통 노하우가 손꼽힌다. 스마트폰 시장 초기 아마존에 케이스 제품군으로 입점, 카테고리를 선점하고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차별화된 품질과 AS 정책으로 아마존 셀러 등록 이후 각종 후기에서 긍정 답변이 99%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아마존 글로벌 셀링 서비스를 활용, 화장품과 코로나19 관련 카테고리 제품 수출로도 성과를 거뒀다. 자회사 슈피겐뷰티를 통해 손소독제 1000만개를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납품, 600억원에 이르는 신규 매출을 올렸다.

슈피겐코리아는 아마존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에 특화된 풀필먼트 서비스 '창고세이버'도 선보였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국내 스타트업이나 온라인 사업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물류 관련 업무 전반을 대행해주고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케이스 수요 증가

애플이 5세대(5G) 이동통신을 적용한 아이폰12 출시를 기점으로 슈퍼사이클(초호황) 조짐을 보이는 것은 슈피겐코리아에도 기회다.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신규 케이스 구매 수요도 동반 증가한다. 맥세이프 기술 도입과 에어태그 등 신규 카테고리 제품 등장 역시 모바일 액세서리 포트폴리오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도, 동남아, 중동, 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보급률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시장에서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비중이 늘면서 온라인 유통에 강점을 지닌 슈피겐코리아가 판로 개척에 유리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이 앞서 진출한 지역은 물론이고 인도 플립카트, 일본 라쿠텐, 동남아 라자다 등 국가별 로컬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등 신규 카테고리 등장

슈피겐코리아는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출시에 맞춰 폴더블 스마트폰 전용 케이스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 폴더블 구조에 대응해 효과적으로 케이스 장착이 가능하고 힌지까지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을 독자 개발해 특허 등록도 마쳤다.

슈피겐코리아 갤럭시Z 폴드2 전용 케이스
슈피겐코리아 갤럭시Z 폴드2 전용 케이스

이형 스마트폰 폼팩터는 선제적 연구개발 투자가 어려운 중소 케이스 업체 진입이 쉽지 않다. 슈피겐코리아 입장에서는 후발주자 저가 공세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프리미엄 케이스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약점과 위협

◇특정 플랫폼 종속

아마존이라는 특정 플랫폼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슈피겐코리아의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인 동시에 가장 큰 약점이다. 아마존이 입점 업체에 적용하는 정책이 변화하면 슈피겐코리아 입장에서는 수동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아마존의 생필품 최우선 판매 정책으로 모바일 액세서리 영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피겐코리아는 오랜 기간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를 적기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나 마케팅, 재고 관리 등 전반이 아마존 정책 변화에 상당 부분 종속되는 점은 리스크 부담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별 주도적 온라인 플랫폼을 공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슈피겐코리아 지역별 매출은 북미가 52%, 유럽 29%, 국내 11%, 아시아·기타 9% 등으로 구성됐다.

◇기능성보다 디자인 중시하는 MZ세대 부상

슈피겐코리아 케이스 제품군의 디자인은 깔끔하지만 핵심 소비 계층으로 부상한 MZ세대 취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기능성과 품질 면에서는 앞서지만 개인의 개성을 표출하고 색다르게 꾸미기에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슈피겐코리아 씨릴 케이스 제품군
슈피겐코리아 씨릴 케이스 제품군

씨릴과 케이스올로지 등 케이스 브랜드 인수, 라인업을 세분화한 것도 이 같은 약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진로, 투썸플레이스, 홀맨, 모나미, 오뚜기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독특한 매력을 담은 한정판 케이스 제품으로 신선하다는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은 여전히 가장 큰 위협 요인 중 하나다. 경기 악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모바일 액세서리와 같은 소비재는 구매 리스트에서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은 품목이다. 저가 브랜드와의 경쟁 양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슈피겐코리아는 소비자 수요 맞춤형 제품 개발로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보편화에 다른 태블릿 판매량 증가로 관련 케이스, 거치대 등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마켓코멘트

◇대신증권

슈피겐코리아는 상장 6년 만인 지난해 매출액 4033억원을 달성하며 높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높은 매출 성장 대비 이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시장 관심도가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미국 시장 내 손소독제 판매 호재가 단발적 영향을 미쳐 이익률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는 명확한 성장 요인이 없어 이익률 하락이 부각될 것으로 판단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