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데이터 3법 통과 이후 마이데이터 사업에 빅테크 기업과 금융기관이 대거 참여하면서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다만 확실한 수익 구조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신규로 구축하고 운영할 가능성이 있어서 중소형 핀테크·금융회사의 부담은 상당하다. 실제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신청하지 않은, 일부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서비스를 운영하던 업체는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빅테크 기업이나 시중은행보다 거래 고객이 적은 데다 구축·운영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가 크다.
중소형 핀테크·금융사도 다르지 않지만 서민금융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은 저축은행으로서는 서민 고객이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마저 소외되지 않도록 그 역할을 다할 필요가 있다. 빅테크 기업과 시중은행이 범용적으로 선보이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저축은행 고객을 포함한 서민금융 고객에게는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가 그러하듯 접근하기가 어렵다. 실질적인 혜택을 받기 어려운 서비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자사가 준비 중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대상이 기관 또는 개인 여부와 무관하게 부채를 보유한 고객이면 누구나 흩어진 신용정보를 가장 편하게 큐레이션·검색할 수 있고, 긍정적으로 평가될 정보를 찾아 신용평가에 반영하고 시기적절한 생활자금 조달과 함께 이자·월 상환금액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부채관리 포털'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저축은행을 비롯한 서민금융업권이 집중해야 하는 영역은 회생·회복·파산면책 프로세스를 밟고 있는 고객, 신용정보가 쌓이지 않은 신파일러 고객, 신용점수가 낮은 중·저신용 고객 등 금융 소외 계층이다. 이들은 상환 능력이 충분함에도 기존 신용점수 산출 기준에는 적용되지 않는 상황으로,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특히 법정 최고 금리가 연 20%로 제한되면서 제도권 금융에서 비자발적인 이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 처한 금융 소외 고객에게 개인화된 신용점수·부채 관리 가이드와 함께 생활자금 조달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하는 역할은 마이데이터 서비스와도 부합한다. 이 때문에 이 분야에서 있는 저축은행 경쟁력은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는 고객의 긍정적인 정보를 찾아내고 그것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능력이다.
웰컴저축은행도 2016년부터 대출 심사를 위해 1만6000여개 대안정보를 이용해 왔으며, 이를 통해 신용점수가 낮은 고객에게도 대출을 실행하고 부도율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번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더욱 다양한 대안정보 수집을 기대할 수 있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대안평가 모델을 양적(세분화된 고객 그룹별)·질적(높은 변별력) 측면에서 더욱 고도화해 고객의 숨겨진 가치를 더 정확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다양한 파트너사와 대안평가 역량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형성해 나갈 계획도 구상 중이다. 금융회사만이 아니라 생태계에 참여하는 타 업종의 다양한 거래 내역을 결합함으로써 의미 있는 정보 항목을 발견해서 더 정밀한 고객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다시 생태계에 참여하는 파트너사와 함께 활용한다면 고객과 참여사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저축은행이나 서민금융회사는 빅테크 기업과 시중은행이 미처 집중하지 못하는 고객군을 대상으로 차별화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본 취지를 잘 살려야 한다.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과 금융 소외 계층에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고 해당 서비스를 성공시킨다면 서민금융에도 기여할 수 있다.
백인호 웰컴저축은행 디지털본부 본부장 inhobaek@welcome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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