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레이더 및 탐색기용 핵심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산 반도체 기술로 설계부터 개발까지 이뤄냈다. 국방기술 자립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규제에 적극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DMC융합연구단은 능동위상배열(AESA·에이사) 레이더 핵심부품인 '질화갈륨(GaN) 반도체 전력증폭기 집적회로(MMIC)'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연구단 주관기관으로, 한국기계연구원과 나노종합기술원이 참여하고 있다.
최신형 전투기에 장착되는 AESA 레이더는 신속·정확하게 대상물까지 거리나 위치, 모습을 탐지할 수 있다. 전투기 두뇌로도 불린다. 레이더 앞부분에 부착된 수천 개 송수신 모듈 덕분이다. 송수신 모듈은 스위치, 전력증폭기(PA), 저잡음증폭기(LNA) 등 반도체 칩을 집적해 제작된다.
연구진은 지난해 송수신기용 스위치 집적회로 기술 개발에 이어 올해 'X-대역(8~12㎓ 대역) 및 Ku-대역(12~18㎓ 대역) 레이더 송수신기용 전력증폭기 집적회로' 기술까지 개발했다.
전력증폭기는 송신 신호를 증폭시켜 원활한 신호처리 및 표적 탐지·추적을 가능케 한다. 최근 레이더가 진공관형 증폭기(TWTA) 방식에서 반도체형 전력증폭기(SSPA) 방식으로 변모하면서, 집적회로 기술이 국산화에 꼭 필요하게 됐다.
이번 성과로 군수용 반도체 수출규제에 대비한 AESA 레이더 및 탐색기 국산화, 군용·선박·위성통신 레이더 및 탐색기 성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X-대역 전력증폭기는 25와트(W)급 출력과 대역폭 2㎓, 40% 최대 효율을 보인다. Ku-대역 전력증폭기는 20W급 출력과 대역폭 2㎓, 30%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다.
GaN을 이용해 기존 갈륨비소(GaAs) 소재 대비 10배 이상 높은 출력과 우수한 신호변환 효율을 확보했다.
적은 부품으로도 신호를 많이 증폭시킬 수 있어 레이더 경량화, 정확한 목표물 탐지가 가능하다. 성능은 미국·유럽 상용제품과 대등하면서 크기는 더 작다. 상용화에 유리하다.
X-대역 전력증폭기 칩 부피는 3.5×3.6×0.1㎜로 유럽 제품 60%에 불과하다. Ku-대역은 3.1×3.6×0.1㎜로 미국 제품보다 부피를 약 23% 줄였다.
연구진은 다년간 GaN 등 다양한 화합물 반도체 소자를 설계·제작한 노하우로 이번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자체 역량으로 집적회로 설계부터 제작까지 해 군수 분야 GaN 집적회로 부품 국산화 기틀을 만들었다.
임종원 ETRI 책임연구원(DMC융합연구단장)은 “국내 최초로 연구기관 자체 설계 및 공정기술 등 연구로 고출력 전력증폭기와 스위치 집적회로 기술을 확보했다”며 “우리나라 국방기술 확충과 소부장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DMC융합연구단은 관련 분야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하면서 상용화 지원에 나서는 동시에 군수 부품 요구성능을 만족하는 신뢰성 시험을 계획 중이다. 내년까지 3개 주파수 대역별로 스위치·전력증폭기·저잡음증폭기 MMIC 등을 한개 칩으로 집적시키는 연구도 진행한다.
한편 이번 성과는 NST '국방 무기체계용 핵심 반도체 부품 자립화 플랫폼 개발' 융합연구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