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대면 사회로 전환이 더욱 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크게 주목받는 비대면 공간 플랫폼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 가상세계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메타버스 개념은 생생하게 드러난다. 일상이 원격으로 이뤄지는 활동들이 일반화되면서 기존의 서비스나 산업들이 디지털화되거나 융합되고 있는 등 소비 방식 자체가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다. 산업 측면에서 바라보면 지금까지 비대면 산업은 소비자 대상의 서비스 산업이나 콘텐츠 산업 중심으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영역에서 급격히 성장해 왔으나 앞으로는 제조·에너지 등 기업간거래(B2B) 영역으로 확장되고, 전후방 연관 산업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정부에서도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 8대 비대면 유망 분야를 선정하고 대규모 투자로 비대면 글로벌 혁신벤처 육성에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비대면 경제를 선도할 핵심 분야로는 의료, 교육, 유통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분야에 인공지능(AI)이나 로봇, 드론, 5세대(G) 이동통신과 같은 다양한 첨단 기술이 융합되면서 기술 혁신이 유도되고 산업 간 융합이 심화할 것이다. 또 개인 삶의 질 전반도 새 서비스 창출에 따라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분야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해 AI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 전 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R&D) 등 비대면 의료 관련 기기와 서비스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교육 분야는 AI나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과 교육시스템이 융합되면서 기존 공교육을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하게 되고, 새 형태의 에듀테크 산업을 크게 활성시키고 있다. 특히 유통·물류는 전 사회적으로 비대면 소비 형태가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 확대로 유통·물류 전반에 걸친 공급망 디지털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이렇게 혁신적이며 체계적인 비대면 신산업 창출과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 여건 조성을 위해 정부에서는 신속한 규제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에서는 비대면 경제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비대면 경제 맞춤형 기반 조성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 실증사업과 지역 기반의 규제 자유특구를 토대로 선제적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는 비대면 의료 활성화를 위해 비대면 의료서비스나 의료기기, 의료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도록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통해 규제 혁파의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제도 개선 근거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현지 의료서비스 이용이 곤란한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실증을 통해 비대면 진료나 상담서비스를 검토,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기존의 물류비용 절감 등을 위해 차량 진입이 어려운 지역에 한해 자율주행 배달로봇 배송을 허용하는 제도를 추진한다. 비대면과 비접촉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제조·서비스·돌봄로봇 보급을 확대하고, 로봇 협업 제조로봇 실증도 추진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산업에 대한 여러 예측이 있지만 대부분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 비록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앞으로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메타버스와 같은 혁신적인 비대면 산업을 순조롭게 육성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절한 정책 수립이나 기업의 경영전략, 일반 국민의 디지털 사고 전환 등이 필수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대면 산업의 핵심 분야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선제적인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이규택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신산업 투자관리자(MD) gtlee@osp.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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