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규모가 3조원을 돌파했다. 60개가 넘는 기업이 1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전체 투자 규모 역시 최소 5조원을 훌쩍 넘고, 6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시장 유동성 확대에다 증시 활황이 벤처투자 확대에 기여했다. 업종별로는 '포스트 코로나' 주력으로 꼽히는 유통·서비스와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에 투자가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가 3조730억원,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이 2조743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신규 투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6%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성과는 역대 최대 벤처투자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 연간 실적 4조3045억원의 70%에 육박한다.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기업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고무적이다. 전체 61개 기업이 상반기에 100억원이 넘는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비바리퍼블리카, 더블랙레이블, 에이블리코퍼레이션, 퓨리오사에이아이 등 4개사는 3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업종별로는 전자상거래 중심 유통·서비스 분야가 비약 성장했다. 유통·서비스 분야 상반기 신규 투자 규모는 6457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27억원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바이오·의료 분야에는 8066억원, ICT서비스는 7953억원의 신규 투자가 각각 이뤄졌다. 전체 투자에서 이들 3개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이른다. 비대면 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는 1조459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약 2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에 주목받은 비대면·바이오 산업에 대한 벤처 투자가 집중된 결과”라고 말했다.
신규 펀드 결성액도 최대치를 경신했다. 총 137개 펀드가 상반기에 2조7433억원을 결성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30.7% 늘었다. 민간 영역의 출자 확대가 전체 펀드 결성액 증가를 견인했다. 정책금융 출자가 83.8% 증가하는 동안 민간 출자는 156% 증가했다. 상반기 민간 영역은 1조9770억원을 출자했다.
개인투자자의 벤처투자 증가세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상반기 개인이 출자한 금액은 45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적극적인 모태펀드 재정 투입에다 민간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벤처 투자 확대가 나타났다”면서 “스톡옵션제 개선, 회수시장 활성화 등 정책을 보완해 제2 벤처 붐이 계속 확산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2017∼2021년 상반기 벤처투자 현황 (단위 : 억원, %, 건, 개) >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