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 폴드3, 갤럭시Z 플립3를 공개한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 가운데 어느 회사도 제대로 된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사실상 시장 독주 체제를 완성했다.
하드웨어(HW)는 독보적이다. 초기 모델에서 단점으로 지목된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개선하고, 두께와 무게도 줄였다. 폴더블 구조상 구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방수 기능을 적용하고, S펜 필기 입력도 지원한다. 원가 절감과 제조 공정 고도화를 통해 가격을 인하, 소비자 진입장벽도 낮췄다.
삼성전자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완성형에 가까운 폴더블 스마트폰을 보이리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왜' 구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다. 단순히 큰 화면을 절반으로 접어서 휴대성을 높였다는 일차원적 접근으로는 기존 '바'형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소비자를 설득하기에는 부족하다.
과거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공개했을 때 시장은 뜨겁게 반응했다. 피처폰 시대는 막을 내리고 노키아와 같은 전통적 강자는 휴대폰 시장에서 뒤안길로 밀려났다. 아이폰이 제시한 '바'형 디자인은 지금까지도 큰 틀에서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기준이 됐다.
기기 전면을 채운 풀터치 스크린을 아이폰이 최초로 적용한 것은 아니다. 결정적 차이는 소프트웨어(SW)와 사용성에서 비롯했다. 피처폰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풍성한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와 제약 없는 인터넷 접근이 아이폰을 새로운 시대를 여는 '스마트폰'으로 거듭날 수 있게 했다.
결국 소비자가 3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에 기대하는 것은 새로운 폼팩터가 줄 수 있는 차별화 가치와 사용 경험이다. HW 완성도의 보완을 넘어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는 선두주자로서 소비자를 움직이게 할 변화의 동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삼성전자도 이를 의식한 듯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과의 협력 강화와 개방형 생태계를 강조했다. 폴더블에 최적화한 앱 생태계와 사용자 경험 제시에 힘을 쏟고 있다는 방증이다.
3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글로벌 언팩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절반으로 접는 것 이상으로 설득력 있는 '플러스 알파'를 보여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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