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핵융합 기술 고도화 핵심 기반인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가 새로운 부품을 추가로 갖추게 됐다. 실제 적용되면 향후 운전 온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원장 유석재)은 KSTAR연구본부가 KSTAR에 적용할 세계 최고 수준 텅스텐 '디버터' 초도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디버터는 토카막(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담아두는 용기) 하단부 360도를 두른 형태다. 아주 작은 모노블록이 모여 모듈을 이루고 이들이 다시 카세트 어셈블리를 이뤄 전체 디버터가 된다.
디버터는 토카막 내부에서 플라즈마와 직접 맞닿는 유일한 부분이다. 플라즈마 연소로 생긴 불순물을 없애기 위해 쓰인다. 자기장으로 불순물을 품은 플라즈마를 유도해 디버터에 충돌시키면 운동에너지를 잃은 불순물을 진공펌프로 빨아들일 수 있다.
연구진이 활용한 텅스텐은 녹는 점이 3422도로 금속 가운데 가장 높다. 사실 기존에 쓰던 탄소 그래파이트(고강도 탄소 섬유 일종)에 비해 녹는점이 크게 높지는 않은데 높은 밀도 탓에 갖가지 물성이 뛰어나다. 특히 강도 측면에서 우월하다. 기계적 강도, 인장 강도가 뛰어나고 열 전도도가 높다. 냉각수로 열을 식히는 것도 용이하다.
핵융합연은 지난 2012년부터 텅스텐 재료 연구를 시작했다. 디버터는 내부에 냉각수를 흘려 넣을 수 있도록 구리관 접합이 필수인데 텅스텐은 밀도가 크고 강도가 높은 만큼 가공이 쉽지 않다. 핵융합연은 높은 압력으로 텅스텐과 구리를 압착시키는 주조법으로 이종접합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곧 텅스텐 디버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KSTAR에 설치할 예정이다.
박수현 KSTAR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텅스텐 디버터는 내년 운전 시나리오가 마무리되는 하반기 이후 정식 적용될 예정”이라며 “이후 운전 온도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핵융합연은 이번 디버터 개발 이후 KSTAR 내벽에도 텅스텐 기반 대면재료를 더할 계획이다. 기존 탄소 그래파이트 내벽에 텅스텐 박막을 입히는 방식을 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