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적 외연 확장에 본격 나섰다. 2일 국민의힘 당 지도부 상견례와 함께 당 사무처 직원 및 보좌진들을 방문했다. 지난달 30일 당 지도부 공석 중 기습입당으로 '지도부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첫 신고식부터 당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입지를 키우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입당 상견례를 하고 “비상식을 상식으로 정상화하고 국민들을 편안히 해드리려면 보수·중도·진보를 아우르는 빅텐트가 필요하다”며 “대승적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의힘이 더 보편적인 지지를 받고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 입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입당 소식이 외부 유출과 전격 입당으로 사전 논의가 없었던 지도부와 어색한 상황은 간담회를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대동단결, '결국 우리는 하나다'라는 것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며 “경선버스는 공정한 방식으로 운영돼야 하고 윤 전 총장이 그 버스에 탑승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통 크고 화끈한 결단을 해줘서 감사하다. 많은 계산과 앞뒤 따지다 가끔 엉뚱한 결론을 내리는 경우를 보는데, 윤 전 총장은 공정과 대의를 위해 통큰 결단을 했다”고 평했다.
지난달 30일 입당 선언 후 당원으로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한 윤 전 총장 역시 당내 인맥을 넓히는 행보에 주력했다. 당 지도부와의 입당 간담회에 앞서 아침부터 초선의원 공부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정권연장을 막고 국민의힘 정치 철학을 넓히는데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당원이 되니까 진짜 정치를 시작하는 것 같다.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정치를 하고, 당과 나라가 어떻게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바른 방향인지 함께 이야기 하기 위에 섰다”며 당내 스킨십을 늘려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당 사무처와 국회의원회관, 보좌진협의회 등을 돌며 광폭행보를 소화했다. 6월 말 정치 선언 이후 한 동안 중도, 진보 세력 확장에 시간을 투자하며 입당 시기를 조율해 온 만큼, 입당 이후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당원들과의 만남에서 현 정권을 집권 연장 목적의 이권 카르텔로 규명하고, 포퓰리즘을 통한 지지세력 확보가 아닌 시장이 이끄는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지원을 요청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 역시 이권 카르텔에 따른 부패 적발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정권은 물론 국가에 대한 신뢰도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세금을 걷어 지지세력에게만 뿌리는 포퓰리즘 매표행위에 희망이 있을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공정과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