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게임 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OGN'(옛 온게임넷)의 매각이 불발됐다. 우선협상대상자와 매각을 위한 세부 논의 끝에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CJ ENM은 지난 상반기에 OGN 매각을 위해 PP A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이어 왔지만 세부 조건 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PP A사는 OGN 가치에 대한 이견을 보완하기 위해 인수계약 이후 기존과 동일한 유료방송 플랫폼 채널 송출, 프로그램 사용료 일정 부분 보장 등을 요구했지만 CJ ENM이 수용하지 않으면서 계약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CJ ENM은 PP 사업 효율화를 위해 OGN 매각 카드를 선택했다. 플랫폼 다변화로 인한 수익 악화, 경쟁력 약화 등을 고려한 채널 포트폴리오 '선택과 집중' 차원이다.
CJ ENM은 지난해 tvN 스토리, OCN 무비, OCN 스릴 등 채널명 변경을 통해 핵심 채널 tvN·OCN으로 브랜드 통일성을 강화하고 영유아 영어교육 전문 채널 '잉글리시젬'을 미디어캔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등 채널 사업 개편을 통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OGN은 매각 불발에 이어 인터넷(IP)TV 실시간 채널에서도 퇴출되며 위기를 맞았다. KT는 PP 평가를 통해 올레 tv에서 OGN 제외를 결정하고 채널 정기 개편을 통해 실시간 채널 송출을 종료했다.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평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특단의 개선책 없이는 IPTV에서 채널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료방송 관계자는 3일 “KT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IPTV 채널 평가에서도 OGN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서 “CJ ENM이 OGN 투자를 최소화하고 재방송 위주로 편성하며 장르별 시청률과 자체 제작 편성률 등에서 최하위를 기록, 확실한 개선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다른 IPTV의 올해 채널 정기 개편에서도 퇴출 가능성이 짙다”고 내다봤다.
CJ ENM은 OGN 매각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유료방송 플랫폼에서 퇴출로 인한 채널 가치 하락, PP시장 포화 상황 등을 이유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유료방송 시장의 중론이다.
PP 관계자는 “아프리카TV·유튜브 등장으로 게임 채널 시청 수요가 예전만큼 많지 않은 데다 KT 실시간 채널에서 제외, 채널 장르 변경을 통한 운용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졌다”면서 “매각 희망가격을 낮추지 않는 한 계약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각이 무산될 경우 CJ ENM이 OGN 폐지를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OGN 적정 매각가가 수십억원 수준으로, CJ ENM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이라는 판단이다.
CJ ENM 관계자는 “OGN 채널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OGN 매각 불발 및 채널 종료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OGN은 지난 2000년에 개국한 세계 최초의 e스포츠 전문 채널이다. 2009년 CJ그룹이 오리온그룹으로부터 온미디어 전체를 인수하며 CJ ENM 채널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에 게임방송의 인터넷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타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 리그 등을 운영하며 인기를 끌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