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소비 핵심으로 떠오른 MZ세대

[프리즘]소비 핵심으로 떠오른 MZ세대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 선수는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을 축제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는 불과 2㎝ 차이로 메달을 놓쳤지만 주변으로부터 찬사가 쏟아졌다. 특유의 흥으로 관객들의 박수와 호응을 끌어냈고, 그런 기운으로 25년 만에 한국신기록을 새로 썼다. 그는 메달 포상금이나 연금, 군 면제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높이 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면서 “군대에 가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는 성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올림픽의 주인공은 메달을 딴 선수였다. 그 가운데에서도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관심이 집중돼 왔다. 결승에서 은메달에 그치면 잘했다는 칭찬보다 비난받는 일도 자주 있었다.

이번 올림픽은 달라졌다. 열심히 땀 흘린 과정을 존중했다. 메달을 못 따도 격려가 이어졌다. 젊은 세대, 특히 MZ세대의 사고방식은 기성세대와 달랐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다. 스포츠에서 반드시 1등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다. 그저 선수들의 감동적인 스토리에 즐거워했다. 그들의 공감은 온라인으로 퍼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지배한다.

이런 세대들이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이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다. 방송이 주력인 홈쇼핑업체까지 뛰어들었다. 천편일률적인 상품 소개 방식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라이브커머스는 이제 유통가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3조원에 이른다. 2023년에는 8조원, 2030년까지 약 30조원 규모가 예상된다. 최근 들어서는 비대면 시대에 맞춰 랜선 콘서트도 유행이다. 상품 홍보와 무관하게 MZ세대 취향을 저격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알린다. 매출과는 직결되지 않지만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방법이 되고 있다.

상품 하나에도 스토리를 담아야 MZ세대가 공감한다. 가격보다는 자신만의 취향을 소중히 생각한다. 현재를 중시하고, 행복한 소비를 꿈꾸며, 가치소비를 추구한다. 이들과의 소통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모여 유통업체의 성패를 결정하는 시대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