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바뀌는 기업 지형도, 대비책 있나

[사설]바뀌는 기업 지형도, 대비책 있나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기업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올해 매출액 기준으로 집계한 '글로벌 500' 기업 순위에서 중국이 크게 선전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홍콩을 포함해 지난해에 이어 500대 기업에 135개가 오르는 등 미국 122개를 추월했다. 대만 기업까지 포함할 경우 중화권 기업은 143개사에 이른다. 중국은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미국을 앞섰다.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명단이 처음 발표된 1990년에는 중국 기업이 단 하나도 없었다. 1997년에 처음으로 4개 기업이 포함됐다. 2010년대 이후 독일·프랑스·영국·일본에 이어 1위였던 미국까지 제쳤다. '톱5' 기업에도 중국의 선전은 두드러졌다. 1위는 지난해에 이어 미국 월마트가 차지했다. 2위는 중국 국가전력망공사(스테이트그리드), 3위는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이었다. 4위 및 5위는 중국석유천연가스(CNPC)와 석유화합업체 시노펙으로, 모두 중국 기업이었다.

국내는 지난해와 비교해 1개 기업 추가에 그쳤다. 2021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등 한국 기업 15개사가 포함됐다. 지난해 14개사에 이어 1개사가 늘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4계단 오른 15위를 기록했다. 9개사가 순위가 올랐고 4개사가 떨어졌다. 500대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전년보다 4.8% 감소한 31조7000억달러였다. 포천은 “세계 총생산(GDP)의 3분의 1 수준으로, 코로나19로 각국이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세계 경제가 크게 둔화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에너지와 자동차 업계는 매출이 10%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업 부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에 따라 뜨는 기업과 지는 기업의 등장은 당연한 결과다. '코로나 변수'가 사라지면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500대 기업 순위에서 차지하는 국내업체 숫자다. 지난해와 비교해 불과 1개 기업이 느는 데 그쳤다. 경제 규모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그만큼 우리 기업의 성장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국가 경제는 곧 기업이 경쟁력이다. 결국 우량기업이 많을수록 경쟁력은 물론 성장률도 올라간다. 바뀌는 기업 지형도에 따라 성장정책도 변화를 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