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등학교 교사인 동생이 메신저로 '제페토' 링크를 알려주며 접속하라고 했다. 제페토는 네이버제트(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로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다. 며칠 후 동생은 또 '이프랜드' 링크를 보내주면서 요즘 화두로 떠오르는 메타버스의 여러 플랫폼을 통해 학생들과의 원활한 온라인 수업을 위한 연습에 한창이라고 했다. 주말까지 출근하면서 수업 준비에 열심인 동생을 위로할 겸 학교로 찾아갔다.
교실 한 쪽에 자리 잡은 책상 위에는 듀얼 모니터와 컴퓨터, 태블릿 PC, 웹캠은 물론이고 전자칠판까지 디지털 수업을 위한 장비가 갖춰져 있다. 서울에 위치한 이 학교는 비교적 와이파이가 잘 연결되고 디바이스 지원도 나쁘지 않은 환경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해가 되고, 청소년들에게는 게임을 위한 수단으로 여겼던 스마트 기기들이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되는 학습기이자 편리한 소통수단이 됐다. 교육 현장의 디지털 네이티브는 상당한 수준으로 기기를 활용하고 있고, 교실에서 디바이스 보급 속도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생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수업 준비에 진땀을 빼고 있었다. 지금 학교는 물론이고 교육업계 또한 마음이 급하다. 당분간 아이들을 다시 온라인에서만 만나야 하고, 교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일방향적 온라인 수업은 아이들을 집중시킬 수 없을뿐더러 학습적 효과도 떨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다양한 온라인 학습 방법을 시도하면서 연수를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최근 이슈화 된 방법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이 적용되고 있다. 동생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하고 마우스나 방향키를 사용해 아바타를 움직이는 것에 익숙치 않아 마음처럼 빨리 움직일 수가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2010년 초, 아이패드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고, 2011년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교육 추진전략'을 추진하면서 가파른 성장을 거듭해오던 에듀테크의 여정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됐다. 지금 교육 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는 물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 신기술을 활용한 에듀테크 기술이 계속 확장 중이다. 활용법을 익히는 것도 잠시,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에듀테크 기술을 익히기 위해 현장 교사들과 학생들, 심지어 학부모들까지 혼란스러움을 겪고 있다.
교육과 기술 융합에서의 차이를 교육 현장에서의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일방향적 수업 방식 변화와 콘텐츠의 질적 전환을 깊이 고민하고, 기술의 발달이 학습 환경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식하고 있었다.
교육 현장을 알지 못하고 그들 요구보다는 트렌드를 따르는 교육 관계자들은 자기만족적 기존 관습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기술적 관점에서만 보거나 트렌드만 따르는 콘텐츠들이 나와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장 교사들과 아이들에게 에듀테크가 접목된 학습이 어떻게 이뤄지는 것이 옳은지를 알려주고, 교사들을 충분히 도와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에듀테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생각한다.
비상교육은 유·초등학생을 위해 태블릿PC를 활용한 쌍방향 학습 방법을 연구 개발해 상용화 시키고, VR, AR 기법을 교수학습 설계 안에 녹여 자연스럽게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비상교육 에듀테크는 변화하는 교육의 유용성과 가치를 잘 알고 있다. “현장에서 시작해 현장을 넘어선다”는 진정성을 되새기며 반드시 필요한 콘텐츠로 기술을 활용한 교육 플랫폼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비상교육 AI연구소 수석연구원 이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