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가 결국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월간 점유율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5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월별 보고서인 마켓 펄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6월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월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샤오미 점유율은 17.1%로 삼성전자(15.7%)와 애플(14.3%)을 모두 제쳤다. 월별 성장률 역시 전월 대비 26%로 세 브랜드 중 가장 가팔랐다.
샤오미는 올해 2분기(4~6월) 전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판매량 기준으로 애플을 제치고 처음으로 2위 자리를 차지, 삼성과는 불과 2%포인트 차까지 거리를 좁혔다. 2011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8억대에 육박했다.
삼성의 '텃밭'으로 알려진 유럽 시장도 안전하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127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 점유율 25.3%로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67.1% 급증한 수치다. 샤오미가 유럽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샤오미는 해외시장을 공략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샤오미가 판매한 스마트폰 4대 중 3대는 해외 시장에서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자료에 따르면 샤오미는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300%, 아프리카에서 150%, 서유럽에서 50% 이상 출하량을 늘렸다.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샤오미 스마트폰은 애플 아이폰에 비해 평균판매단가(ASP)가 약 75%나 낮다.
스마트폰 1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직접 맞붙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펼치고 있다. 샤오미의 레이쥔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스마트폰 신작 '미믹스4'를 삼성 하반기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 하루 전인 10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루 간격으로 신제품을 공개해 삼성 행사에 힘을 빼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베트남 현지 코로나19 상황에 주목했다. 바룬 미스라 수석 애널리스트는 "베트남 내 코로나19로 인한 6월 삼성전자 생산 차질 등이 맞물렸다"며 "문제가 해결되면 순위는 다시 뒤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3분기엔 애플 차세대 아이폰 '아이폰13' 출시가 예정돼있어 이후 애플이 샤오미 점유율을 다시 추월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