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매미 허물로 종 구분하는 시대 온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 종동정 프로그램 개발' 사업을 통해 매미 허물의 사진만으로 종을 동정할 수 있는 정보기술 융합 연구를 추진중이라고 9일 밝혔다.

AI가 매미 허물로 종 구분하는 시대 온다

첫 대상인 매미 허물은 한방에서 '선퇴'라고도 부르는데, 현재 허물만으로는 생물의 정확한 분류학상 위치 및 종을 바르게 확인하는 작업이 어렵다.

다만 매미는 땅속에서 약 3~7년 동안 유충(굼벵이)으로 살다가 여름철 약 한 달간 성충으로 짧은 번식 활동을 마치고 죽기 때문에, 나무 등에 붙어있는 허물을 확보하기가 수월하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우선 우리나라에서 사는 매미 12종의 허물을 한의학계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하고 있다.

매미 12종은 말매미, 참매미, 쓰름매미, 애매미, 유지매미, 세모배매미, 풀매미, 늦털매미, 털매미, 참깽깽매미, 소요산매미, 호좀매미다.

확보된 허물은 전문가 검증을 통해 정확하게 종을 구별한 후, 연구진은 몸길이, 주둥이 길이, 앞다리 퇴절 돌기의 각도 등 종별 기준이 되는 형태적 특징을 찾아 총 25개의 정량, 정성적 항목으로 구분하여 자료를 축적할 계획이다.

또 형태적으로 중요한 부위를 중점적으로 접사 촬영해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도록 종별로 300장 이상, 전체 5000장 이상의 매미 허물 사진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매미 허물 사진 자료를 영상으로 분석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자동 종동정 프로그램을 올해 말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중간성과는 올해 10월 2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한국응용곤충학회 학술대회에서 소개되며, 관련 프로그램은 연말에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최종원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은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매미뿐만 아니라 동정이 어려운 자생생물에 적용해 종동정 표준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활용기반을 지속적으로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