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액셀러레이터 대형화 필요

[사설]액셀러레이터 대형화 필요

스타트업 지원 육성기관으로 불리는 액셀러레이터(AC)가 크게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AC 수가 지난해 300개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6월 누적 기준으로 325개라고 밝혔다. '창업기획자' 제도로 불리는 AC는 최근 스타트업 투자 열기와 맞물려 초기 기업을 지원하는 대표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기업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은 출발부터 어려움이 많다. 연구개발(R&D) 외에도 자금과 인력 등 기업 운영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어렵게 투자를 받더라도 투자자의 기업공개 압박, 경영 간섭 등으로 존폐 위기에까지 몰릴 수 있다. 투자 유치에서 창업 교육, 전문 멘토링 등으로 창업 성공률을 높이는 AC는 스타트업에 구세주와 같은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AC가 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이른바 '무늬만 AC'가 크게 늘었다. 등록 요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스타트업 선발과 투자, 전문 보육이라는 역할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중기부도 이를 인지하고 2년 이상 지난 AC 가운데 공시 의무를 지키지 않거나 투자와 보육 활동이 미비한 AC 대상으로 정기 감사를 실시, 불량 AC를 솎아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AC에 대해서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면 일벌백계로 대응해야 한다. 등록만 하고 활동이 없는 유명무실한 AC도 솎아내야 한다.

정부 역할은 또 있다. AC 검증 작업과 함께 육성 정책도 다시 세워야 한다. 이제는 숫자와 같은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AC를 다시 봐야 한다. 우리보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조성된 미국이나 유럽은 테크스타스처럼 대형 AC가 투자를 주도한다.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AC 규모가 클수록 투자와 운영 기법이 세련됐다는 게 상식이다. 투자 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과감한 투자도 가능하다. 액셀러레이터 제도는 도입된 지 올해 5년째 접어들었다. 2016년 11월 도입 후 지금까지 등록된 AC만 325곳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스타' AC가 나와야 스타트업 육성 생태계 강화라는 취지도 제대로 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