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에도 지난해 첫 지정된 혁신형 물기업의 매출이 25% 오르면서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형 물기업 지정이 기업 성장의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환경부와 한국물산업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지정된 제1기 혁신형물기업 10개사 전체 매출은 2735억원으로 전년 2183억원 대비 25%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중소기업 매출이 전반적으로 3.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10개사 수출액도 523억원을 기록해 전년 488억원 대비 7% 성장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전체 수출액이 0.2% 줄어든 것에 비해 돋보이는 실적이다. 아울러 10개사는 지난해 128명을 신규로 고용해 전년 대비 11% 인력이 늘면서 신규 고용창출에도 기여했다.
'혁신형 물기업 지정'제도는 996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물시장 선점을 목적으로 환경부가 기술혁신 물기업 10개사를 지정해 집중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업당 5년간 총 4억원을 지원해 혁신기술 개발과 고도화, 검·인증, 현장적용,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한다.
이처럼 정부가 물산업 지원에 나선 것은 물산업 기업이 열악한 점도 한몫했다. 2018년 기준 국내 물기업 1만5473개 중 약 85%가 20인 미만 기업이다. 또 물 기업 96%는 해외 진출 역량도 부족하고 연구개발 및 수출 참여율이 저조했다. 정부가 2029년까지 10년간 100개 혁신형 물기업을 지원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하자는 것이 지정제도 도입 취지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물산업 매출액 50조원 달성 및 수출액 비중 2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지정된 기업의 성과를 들여다보면 실제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아모그린텍은 지난해 프랑스 물기업 토렌트 R&D 센터에 하·폐수용 멤브레인 성능 검증 테스트를 진행했다. 향후 글로벌 물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썬텍엔지니어링은 'ICT 융합형 자동 드레인 장치'와 '스마트수돗물음수기'를 35개소에 구축하며 테스트베드 기반을 닦았다. 하폐수 처리용 송풍기를 개발하는 TNE는 대전하수처리장과 테스트베드를 진행 중이다. 레오테크가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기반 상수도 원격 검침기는 혁신제품으로 선정됐다. 미드니는 자동역세필터 및 여과기 정부 KC 인증을 취득했고 상하수도관을 생산하는 퍼팩트는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초음파 유량기를 생산하는 자인테크놀로지도 방폭인증을 취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외 물산업에 진출하려면 관련 해외 기관과 기업에서 10만시간 내지 20만 시간 운영 경험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정부는 혁신형 물기업에 테스트베드를 제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를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최근 대한환경, 삼진정밀, 퓨어엔비택 등 2기 혁신형 물기업 10개를 지정하고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들 10개사는 세계 최고 수준 터보블로워, 태양열 해수담수화 설비, 태양광 발전형 정수 설비, 물관련 설비 에너지효율 향상 기술 등을 갖춘 기술형 기업이다.
환경부는 예산지원 외에도 환경부 및 산하기관별 중소기업 육성 및 지원사업을 연계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대-중소기업 동반사업, 국가물클러스터 테스베드 지원, 연구시설 대여, 해외시장 정보제공 및 컨설팅, 수출상담회 참여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은 “물산업은 고용유발 및 파급효과가 높아 글로벌 시장 선점 시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1기 혁신형 물기업 2020년 성과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