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고동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상온에서 크기 차이가 0.1나노미터(㎚)가 채 되지 않는 액상 유기물질을 분리할 수 있는 '유기용매 정삼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액체 혼합물을 분리하는 것에는 주로 증류법이 이용됐는데, 대규모 분리 시 막대한 에너지가 소비된다. 연구진의 기술은 액상 탄화수소를 크기와 모양에 따라 상온에서 연속 분리할 수 있다.
유기용매 정삼투법은 정밀하게 디자인된 초미세 다공성 탄소 분리막을 이용한다. 외부 동력원 없이 크기 및 모양 차이에 따라 탄화수소 화학종 분리가 진행된다. 증류법보다 10분의 1 에너지 소모량을 요구한다. 기공 크기 디자인에 따라 석유화학, 정유, 제약 및 반도체 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상온에서 서로 다른 크기와 모양을 갖는 헥산 이성질체 혼합물들을 모양 차이에 따라 손쉽게 분리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탄소 분리막은 0.7㎚ 이하 단단한 슬릿 형태 초미세 기공을 가지며 작은 나노 공간에서 분자 확산을 조절해 미세한 분자들까지 정밀하게 걸러낼 수 있다.
고동연 교수는 “우리나라는 원유를 수입하고, 이를 분리 및 정제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창출하는데 여러 집약된 기술에 의존하고 있어 이에 대한 파격적 비용 절감은 석유화학 산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며 “특히 용매 사용량이 많은 제약 분야 및 반도체 화학 공정에도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