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에서 탐사 로버를 찾을 수 있나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1일(현지시간) 소형 드론 '인저뉴어티'가 촬영한 한 장의 사진을 공개하며 위와 같이 물었다. 인저뉴어티는 인류가 지구 아닌 행성에서 띄운 최초 비행체다. 지난 4월 역사적인 첫 동력 비행에 성공, 최근엔 11번째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해당 사진은 11번째 비행 중 촬영됐다. 촬영 지역은 '사우스 세이타(South Séítah)'로 불리는 화성 예제로 분화구 일부 지역이다. 사진을 보면 넓은 지표면과 바위, 모래 언덕을 확인할 수 있다.
나사는 이 사진 속에 최신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하단에 검은색 물체가 보인다. 비행 중인 드론의 그림자다. 나사는 "그림자부터 그대로 위로 올라가라"며 "사진 꼭대기에 도달하면 약간 오른쪽에 밝은 흰색 점이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나사는 '숨은 로버 찾기'의 정답을 함께 공개했다. 확대한 사진 속 로버가 보인다. 멀리서 촬영한 사진에서는 찾기 쉽지 않았다. 드론과 로버 사이의 거리는 약 500m였다.
인저뉴어티는 로버를 보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로버보다 앞서 비행하며 지질학적 특성을 파악하고 탐사에 도움을 준다. 로버의 정찰병인 셈이다. 날지 못하고 바퀴로 움직이는 퍼서비어런스는 모래 언덕인 사구(砂丘) 등 장애물을 만나면 우회해야 한다.
한편 퍼서비어런스는 본격 과학 탐사 임무에 들어갔다. 지난 6일엔 '크레이터 바닥 균열 러프'로 명명된 지역의 표면 암석을 드릴로 뚫는 데 성공, 다만 시료 채취에는 실패했다.
나사는 원인을 찾아 나섰다. 로버의 암석 시료 채취는 전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됐다. 퍼서비어런스가 팔 끝의 드릴로 암석을 분쇄한 뒤 채집용 비트(bit)에 담아 보관용 티타늄관으로 옮겨지는 방식이다.
나사에 따르면 모든 과정은 계획대로 진행됐다. 암석에 뚫린 구멍과 구멍 주변에 암석 가루가 쌓여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반면 시료 채집관 안에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았다.
나사는 결론을 내렸다. 샘플이 채집관에 담기지 않은 이유는 바위가 '큰 덩어리'를 만들 만큼 단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큰 덩어리 대신 작은 파편들만 발생했으며 채집관에 담길 것으로 기대했던 입자 일부는 구멍 바닥에 남겨져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샘플링 담당 수석 엔지니어인 루이스 잔두라는 "로버는 명령대로 작동했지만 바위가 협조적이지 않았다"며 "아무리 준비해도 결과를 보장할 수 없는 '탐험의 본질'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고 전했다.
로버는 현재 착륙 지점 남쪽 방향인 1차 과학탐사 경로에 있다. 1차 탐사는 로버가 착륙장으로 되돌아오면 완료된다. 이 과정에서 43개의 토양·암석 시료 채집관 중 최대 8개를 채운다.
탐사의 핵심 목표는 고대 미생물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퍼서비어런스가 수집할 암석 시료는 나사가 유럽우주국(ESA)과 공동 발사할 탐사선이 수거해 이르면 2031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과학계는 이때가 돼야 수십억 년 전 화성에 고대 생명체가 존재했는지를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