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OLED '8세대' 전환…삼성·LG, 연내 투자계획 가시화

삼성D, 日 알박과 증착기 개발
LGD, 국내 선익시스템과 협력
기판 크기 키워 생산 효율 개선
스마트폰서 노트북 등 수요 대응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산업이 변곡점에 진입했다. 삼성과 LG 등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이 6세대에 머물러 있는 중소형 OLED 패널 제조 기술을 8세대로 전환한다.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세대는 유리기판(원장) 크기다. 세대가 커질수록 기판 크기가 커지며, 더 큰 디스플레이를 더 효율 높게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소형 OLED 응용처를 스마트폰에서 태블릿·노트북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로, 올해 안 투자 계획도 가시화하고 있다.

OLED 패널을 생산하는 모습.(사진=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생산하는 모습.(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8세대 증착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증착기는 적(R)·녹(G)·청(B) 화소를 형성하는 핵심 장비다. 냄비에 물을 끓일 때 뚜껑에 수증기가 이슬처럼 맺히는 것처럼 OLED 소재를 가열해서 기판 위에 안착시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알박과 8세대 증착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선익시스템과 개발하고 있다. 일본 DNP도 8세대 FMM(Fine Metal Mask)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FMM은 작고 촘촘하게 구멍이 있는 얇은 금속판으로, OLED 소재가 기판 위의 필요한 위치에 증착되도록 유도한다. OLED 디스플레이는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유기물로 이미지를 표현, 소재 증착이 매우 중요하다. 증착기, FMM이 OLED 패널 제조의 핵심 장비와 소재로 꼽히는 이유다.

FMM과 OLED 증착 개념. <그림=삼성디스플레이>
FMM과 OLED 증착 개념. <그림=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 1위 업체다. DNP는 삼성디스플레이에 FMM을 독점 공급하는 회사다. 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OLED 시장 메인 제조사이다. 세계 중소형 OLED 산업을 이끄는 기업의 8세대 OLED 전환 및 패널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관계자는 16일 “증착기, FMM은 OLED 패널 생산에서 기본 중 기본”이라면서 “이들 장비와 소재 개발은 8세대 OLED 시대가 왔음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OLED가 탑재된 삼성전자 노트북. <사진=삼성디스플레이>
OLED가 탑재된 삼성전자 노트북.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배경은 중소형 OLED 시장 확대다. 그동안 중소형 OLED는 스마트폰 중심으로 성장했다. 액정표시장치(LCD)가 장악했던 스마트폰 화면을 OLED가 대체하면서 산업이 커졌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은 점점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판매량이 2017년에 정점을 찍었으며, 스마트폰 시장 내 OLED 침투율도 높아졌다.

디스플레이 업체는 태블릿과 노트북을 다음 먹거리로 찾았다. 이들 제품 화면은 아직 LCD가 주력이고 크기도 10~17인치대여서 대체할 때 스마트폰용을 뛰어넘는 시장이 만들어진다. 양산과 가격이 문제다. OLED는 색 재현력, 응답 속도, 디자인 등에서 LCD보다 우수하지만 비싼 게 단점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대량 공급하기 위해서는 8세대 전환이 필요하다. 8세대 유리기판 크기는 가로 2200㎜, 세로 2500㎜다. 6세대는 1500㎜, 1850㎜다. 원장이 커질수록 한 번에 더 많은 패널을 만들고 생산 시간도 단축,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중소형 OLED '8세대' 전환…삼성·LG, 연내 투자계획 가시화

8세대 OLED 패널 양산은 2023~2024년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내년까지 8세대 OLED 제조에 필요한 장비와 소재 개발을 끝내고 2023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계획도 올해 말 수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톤파트너스 김기현 이사는 “올해 말 8세대 OLED 투자 계획을 수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8세대 OLED 전환은 노트북·모니터·태블릿과 같은 정보기술(IT) 제품 적용을 목표로 LCD 시장 위축 및 OLED 시장 확대를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OLED 라인을 두고 있는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중소형 OLED 라인을 두고 있는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